서울권의 마지막 노다지로 불리며 각 대학병원들이 군침을 흘리던 강서구 마곡지구 병원부지가 잦은 계획수정과 일정 변경으로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최종적으로 검토중인 부지는 4만여㎡에 불과해 사실상 서울시가 발표했던 1000병상 규모의 대형병원 건립은 물건너갔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마곡지구 개발을 위해 내달 '마곡지구 연구중심 허브병원 육성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마곡지구는 외국인 환자 유치를 위한 대형 종합병원이 설립되며 이를 중심으로 의과학, 생명공합전문 첨단복합단지가 개발된다.
서울시는 이 병원을 중심으로 호텔과 휴양시설을 덧붙여 대규모 의료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입찰을 심도있게 고민했던 대학병원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내보이고 있다. 우선 가장 많이 나오고 있는 비판은 잦은 일정변경으로 인한 신뢰감에 대한 부분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강서구 마곡도시개발사업지구 내 92만5000㎡부지에 첨단의료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첨단의료복합단지 부지선정에서 탈락하자 계획을 전면 수정해 산업단지로 방향을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후 몇달만에 다시 외국인환자 유치를 위한 초대형 병원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병원들은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부속병원 설립은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라며 "철저한 계획하에 자금과 투자부분이 고려돼야 하는데 이렇게 계획이 유동적이여서야 여기에 맞출 수 있겠냐"고 털어놨다.
특히 이번에 확정된 계획으로는 1천병상을 짓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병원부지로 계획된 면적은 4만3300㎡. 특히 마곡지구는 고도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높게 올려봐야 10층을 넘기기 어렵다.
대다수 병원들은 이같은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이같은 면적으로는 500병상을 채우기도 빠듯한데 특성화센터가 아니라면 이정도 병상으로는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최근 1000병상 규모의 제2병원 설립을 발표한 동산의료원이 계획한 부지는 마곡지구 부지의 4배에 달하는 164,393㎡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대학병원간 규모경쟁이 불붙고 있는 지금 300~400병상 규모의 병원을 짓는 것은 아무런 실익이 없는 사업"이라며 "만약 부지면적이 이대로 확정된다면 과연 입찰할 병원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