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구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보건소장 임용 문제에 종지부를 찍은 것 같다. 보도에 따르면 용산구는 최근 보건소장 후보자로 의무직 의사 2명을 추천했고, 내주 중 신임보건소장을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그간 의무직 지원자가 3명이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건직 공무원을 보건소장에 앉히려고 하다가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결국 무리하게 보건직을 밀고나갈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때문일 것이다.
보건소장 임용문제를 두고 전국 각지에서 분쟁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보건소장은 꼭 의사여야 하느냐는 논란도 불거졌다. 현재 전국 251개 보건소 가운데 비의사가 보건소장을 맡고 있는 보건소가 129개소에 이른다. 전체 보건소의 절반 의상이 비의사 보건소장이라는 얘기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보건소장은 의료의 전문가가 맡아야 하지 비전문가가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비전문가에게 국민의 건강을 맡길 수 없는 만큼 비의사가 임용될 수 있는 단서조항을 법에서 제외해 전체 보건소장을 의사로 임용 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비의사 보건소장도 능력 있는 사람이 많다며 의료계에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니 지자체로서는 곤혹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된다. 보건소장은 전문가인 의사가 맡는 것이 맞다. 예방의학 전문의를 임용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 보건소는 예방의학과 공공보건위주의 업무를 수행하는 곳이다. 요즘은 진료영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의료계의 눈총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지역 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이번 용산구의 결정은 매우 합당하다. 비록 '외압'이 있기는 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원칙이 우선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