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의료기관의 위기를 알리는 각종 경영지표에도 불구하고,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추이가 뚜렷한 증가세로 돌아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대로라면 연말쯤에는 의원급 의료기관 성장률이 3년만에 2%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송재성)이 공개한 '의료기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9년 3분기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은 지난해 동기대비 1.5%(397개소)가 늘어난 2만6528개소로 집계됐다.
2007년 이후 고전하던 개원시장에 모처럼 활력이 돌고 있다는 얘기.
실제 2005년 이전 매년 2%대를 유지해오던 개원시장 성장률은 2006년 1.9%로 떨어진 이후, 2007년 1.2%, 2008년 1.3% 등으로 한껏 움츠러든 모습을 보여왔으나 올초부터 뚜렷한 회복조짐을 보인 바 있다.
2009년 3분기 현재 개원시장 성장률은 최근 3년내 최고 수치로 이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연도말 기준 전년대비 성장률이 2%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관련 개원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지난 연말 세계적인 경제위기론에 억눌려 있던 시장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초부터 현재까지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대안이 없으니 어쩌겠느냐"는 말로 설명을 대신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1차 의료기관 경영과 관련해 적신호가 계속 들어오고 있음에도 실질적으로 의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것이 없다"면서 "개원시장은 이미 수년전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매년 새로이 배출되는 의사들이 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 상황에서 개원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그 만큼 경쟁만 치열해진다는 얘기"라면서 "수가현실화 등 실질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현재 산부인과에서 벌어지고 있는 줄폐업, 전문과 포기현상이 전체 시장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표시과목별 현황을 보면, 산부인과의 경우 전체적인 기관수 증가 대열에서 한발 물러서 있는 모습이다.
주요표시과목 가운데 산부인과와 외과에서만 기관 수 감소현상이 목격된 것.
산부인과 의원은 올해 들어서만 무려 37개소가 줄어들어 -2.2%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외과 또한 17곳이 줄어 -1.6%의 성장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