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 학회들의 급속한 성장세에는 경영난 탈출에 목말라하는 의원급에 대한 배려책이 숨어있다는 분석이다.
15일 개원가에 따르면,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창립된 다양한 학회들이 5년 안팎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회원 수 3000명 이상의 메이저 학회 수준으로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창립된 위장내시경학회(회장 이용국, 이사장 김일중)는 현재 3500여명 회원이 가입된 명실상부한 내시경 대표 학회로 자리매김한 상태이다.
지난 9월 추계학술대회에는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도 의원급 국가건강검진 사업을 대비한 최신술기와 소독방법, 간호사 교육 등 개원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전용 연제를 마련해 큰 호응을 받았다.
고령화에 대비해 2004년 결성된 노인의학회(회장 이중근, 이사장 이욱용)도 3000명 회원 수를 자랑하며 의원급의 노인질환 진단과 처방 등 회원들의 학술과 권익을 선도하고 있다.
이달초 회원 1300명이 참석한 학술대회에서도 노인환자 약물사용 줄이기 캠페인을 공표하는 등 학술에 연연하는 구태한 모습을 벗어나 고령 의료정책에 대비한 능동적 학회의 모습을 보였다.
일차진료학회(회장 안익헌)의 경우, 홈페이지의 500여개 무료 동영상 강좌로 6000명이 넘는 회원 수를 보이며 자타가 공인하는 개원가 최대 학회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학회는 15일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보험 강좌를 대폭 확대해 미용·성형 등 비보험 분야에 치우친 회원들의 불안 심리를 학문적 기초를 토대로 균형과 통합을 추구하는 질 향상으로 전환시켰다.
안익헌 회장은 “짧은 기간내 회원 수 증가의 비율은 한 마디로 노하우 공개에 있다”면서 “일례로, 이번 신종플루 사태시 진료현장에서 겪은 어려움과 궁금증을 임상연구회를 통해 유·무선으로 즉답하는 발 빠른 서비스를 제공해 회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고 말했다.
이들 학회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점은 진료과별 영역장벽을 없애고 개방했다는 점이다.
위장내시경학회와 노인의학회, 일차진료학회 모두가 19개 진료과 개원의들의 어려운 여건을 함께 고민하고 학술정보를 교류하는 삶과 소통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노인의학회 이재호 대외협력이사는 “진료과에 관련 없이 장벽을 없애고 1차 의료기관의 탈출구를 모색하는 실전용 강좌 등이 회원 참여를 이끌었다”며 “학술 중심의 기존 학회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개원의 학회를 찾은 현실적인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