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제3차 시도의장단회의를 통해 결정된 박희백 대한의정회장의 유임을 두고 일부 의협 회원들이 반감을 표시하는 가운데 반대로 집행부의 결정을 지지하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김재정)는 지난 5일 의협 7층 사석홀에서 제3차 시도회장단회의를 열고 여러 의료계 현안을 협의하면서 올해로 3년 임기가 끝난 의정회장 선출건을 의결했다.
회의에 참석한 의협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날 회의 석상에서 일부 회원들이 박희백 의정회장의 유임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출했으나 김재정 의협회장은 “앞으로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새로운 인물에게 의정 관련 업무를 맡기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박 의정회장의 유임을 강하게 추진, 결국 박 의정회장의 유임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의협 회원들 사이에서는 미묘한 의견 차가 나타나고 있다.
A개원의는 “의약분업 이전부터 의정 업무를 담당해온 박희백씨가 그동안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 했음에도 다시 유임된 것에 대해 반감을 가지거나 실망하는 회원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한 편으로 “현재 의료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만큼 김 회장에게 힘을 밀어주는 차원에서 일단은 회장이 하는 일에 협력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혔다.
또 B개원의는 “원래부터 의협이 직책을 나눠 먹기식으로 임명하는 관행이 있었고, 시도회장단 회의에서 얼마나 조리 있게 반대의견이 개진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의정회장의 업무가 비록 공개하기 어려운 성격의 업무이기는 하지만 적어도 임원들만이라도 그 활동상을 전해 듣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의정회 업무에 대한 아쉬움을 피력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모 개원의 역시 “매년 회원들이 5만원의 의정회비를 내고 있는데 이것이 제대로 감사를 받는지조차 회원들은 알 수가 없다"며 "대정부, 대언론 활동에 쓰라고 있는 의정회비가 어떻게 쓰이는지를 회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 의협 간부는 “실제로 의정회비 가운데 의정회장이 집행하는 금액은 5억원 정도 밖에는 되지 않는다”면서 “이 금액은 대정부 활동을 펴기에 충분한 금액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협 관계자 역시 “이 사용내역이 대외비이고 지출 내역의 특성상 공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하지만 현 집행부가 의정회장을 유임한 것은 효과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고 회원들도 집행부를 믿고 맡겨주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