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병원협회 창립50주년을 맞아 과거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병원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새롭게 설정하였습니다. “정책 선도와 병원 선진화로 의료강국 실현”, 이것이 향후 100년을 내다보고 우리 병원계가 가야 할 목표입니다.
돌이켜보면 작년 한해 많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새해부터는 끊임없는 정책연구와 대안모색을 통하여 정부 정책을 선도해 나갈 것이며, 국제교류 활성화 및 경영개선을 통하여 병원 선진화를 추구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새해에는 건강보험수가 결정체계를 바로잡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자 합니다. 지난 10년간 우리 병원계는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가인상률로 대다수 병원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매년 6-7%의 병원들이 도산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지난해에도 되풀이되어 병원계에서는 11.2%의 수가인상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수가인상율은 1.4%로 결정되고 말았습니다. 이는 잘못된 수가결정제도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으로써 건강보험법을 개정하여 건강보험공단과 보건의료단체와의 수가협상방식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고 건강보험정책위원회의 구성과 기능을 정비하지 않으면 고쳐질 수 없습니다.
둘째, 의약분업을 재평가하여 개선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세계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기관분업형태의 의약분업이 시행된 지 10년이 되었지만 아직 이에 대한 전면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현행 의약분업을 평가하여 문제점을 분석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국민의 불편과 부담을 최소화하고 약제비의 과다한 증가를 억제하며, 의사와 약사간의 올바른 직능분업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셋째, 약가제도를 현재의 실거래가상환제에서 고시가제도로 전환해야 합니다. 현행 의약품 실거래가상환제는 병원에 대하여 저가구매에 대한 유인을 제공해주지 못하므로 제약회사가 제시하는 높은 가격으로 거래될 수밖에 없는 제도이며, 따라서 가격경쟁 대신 리베이트가 만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에서는 저가구매인센티브제를 검토 중에 있다고 하나, 이것 역시 의약품 공급자와 구매자간에 리베이트 유혹만 증대시킬 뿐 투명한 거래로 이어지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약제비 증가를 억제하고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법으로 이를 강제하기 보다는 구매자와 공급자에게 리베이트 유혹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거래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바 그것은 곧 모든 국가들이 보험약가 결정시에 적용하는 “고시가제도”가 그 대안이라 하겠습니다. 병원이나 제약회사 모두 가격을 인하해야만 거래가 이루어지므로 리베이트가 끼어 들 여지가 없으며 그것이 곧 투명한 거래의 원동력이 되는 것입니다.
넷째, 병원근무인력에 대한 원활한 수급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미 작년부터 추진해 온 간호인력 부족사태 해결을 위한 간호대 입학정원 조정 작업은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어 머지않아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지만, 약사인력이나 일부 의사직 인력은 아직도 인력확보가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력수요를 정확히 추계하여 적정공급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섯째, 진료비 지불체계를 개선하고자 합니다. 진료비 지불체계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왜곡된 진료체계와 환자의 특정병원 집중현상 및 의료비 증가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봅니다.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환자의 의료기관 이용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그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는 병원계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에 놓여 있지만 끊임없이 정책당국과 국민들을 설득함으로써 잘못된 제도와 정책들을 차근차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전국의 회원병원들이 힘을 모아준다면 아무리 어려운 과제라 하더라도 해결 못할 것이 없다고 봅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의료계의 발전과 회원병원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