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수 제약사인 동화약품이 올해로 113세를 맞이했다. 그간 국내에는 동아제약, 유한양행 등 제법 규모가 큰 기업들이 탄생했고, 의약품 시장 역시 지난해 14조원을 넘어설 만큼 덩치가 커졌다.
하지만 이 기간 국내 업체가 개발한 신약은 14개에 불과했다. 천문학적인 투자와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한 신약보다는 복제약 생산에 치중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러한 현실은 국내 제약산업 역사가 1세기가 넘은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들어 국내 제약업계의 천연물 의약품 개발이 한창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고 있다.
환인제약(당귀95%에탄올건조엑스, 알츠하이머형치매치료제), SK케미칼(산두근추출물SOTB07, 천식치료제), 유유제약(은행잎추출물 타나민, 혈액순환개선제), 동화약품(아선약, 멘톨, 진피, 현호색, 계피, 정향, 경계성 고지혈증치료제), 광동제약(현삼70%에탄올건조엑스, 알츠하이머병) 등이 그것이다. '스티렌'과 같은 천연물 신약이 국내 시장에서 성공한 후 시작된 긍정적인 현상이다.
실제로 애엽(약쑥) 추출 물질로 만든 위염치료제 '스티렌'은 지난해에만 850억원 가량의 매출이 추정되는 거대 약물로 성장했다. 2002년 출시 이후 누적 매출액만 2400억여 원에 달한다.
국내 제약업체들은 부가가치가 높은 신약 개발이 비단 자사의 이윤 추구 뿐만 아니라 한국 제약산업의 위상을 높이는 차원에서도 당위적인 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하나의 신약 개발에는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하다는데 있다. 국내 제약산업은 아직은 성장단계에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데 정부는 최근 인기몰이 중인 천연물 의약품과 관련한 올해 지원액을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량으로 줄였다고 한다.
국내 제약업계는 최근 신약 개발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도 이에 맞춰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시밀러, 개량신약 등에 우대 정책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시시각각 변하는 정책보다는 장기적으로 신약 개발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제도의 정착이다. 신약 개발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 정책 마련이 시급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