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인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4학년 이동언(47) 씨가 올해 의사국시에서 합격해 화제다. 그는 앞으로 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치료효과가 높고,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 양한방 협진을 해 나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동언 씨는 20일 “비록 늦은 나이기는 하지만 이번 의사국시에서 합격해 만족하고 기쁘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그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포스코에서 근무하던 중 우연히 접한 한의학 서적에 매력을 느껴 대구한의대에 입학, 2001년 한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수원에서 한의원을 열었다. 그 사이 결혼도 해 3남 1녀를 두고 있다.
그러다가 의사 면허를 따기로 결심하고 2006년 다시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는 “한의원을 개원해 1차 진료를 하다보니 한방에서 할 수 있는 진료 영역이 넓지 않고, 무엇보다 현대의학이 담당해야 할 영역을 정확히 알아야 할 필요성도 절감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환자들은 양방, 한방 중 어디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의사가 전문지식을 활용해 교통정리를 해 줘야 하는데 부족한 점이 많아 의전원에 입학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건국대 의전원에 입학하면서 주중에는 한의원을 봉직의사에게 맡기고, 주말에만 진료를 계속해 왔다.
의전원에 다니면서 경제적 어려움도 겪었고, 스트레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사실 의사들은 한방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으면서도 근거 없이 폄하할 때가 많아 한의사로서 의전원 수업을 들으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면서 “한의사들 역시 현대의학에 대해 잘 모르면서 무조건 비판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동언 씨는 복수면허자들만이 겪는 고통도 있다.
그는 “복수면허자들은 의료계, 한의계 그 어느 쪽으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면서 “한의사 동료들은 양방 의사라며 거리를 두려고 하고, 의사들도 마찬가지”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복수면허자만이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을 다하고, 양한방을 결합해 진료의 질을 높여나가겠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그는 “양한방 협진을 통해 어느 것이 안전하고, 치료효과가 높고, 비용 대비 효과가 높은지 생각하면서 치료하고, 환자들에게 올바른 길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양한방을 결합하면 치료 효과를 높이면서 치료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질환이 반드시 있으며, 복수면허자들이 꾸준히 이런 것을 검증해 나가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환자들은 양방에 가야할지, 한방에 가야할지 선택할 수 없기 때문에 의료 전문가들이 어느 쪽에서 진료 받는게 좋은지 정해줘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게 안되니까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고생만 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복수면허를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의사와 한의사간 이해 대립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밥그릇으로만 접근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환자 입장에서 의견을 모으고 해결점을 찾아나가야 한다”고 환기시켰다.
그는 “나이도 있고 해서 전공의 과정은 밟지 않을 것”이라면서 “10년 가량 1차 진료에 종사한 경험이 있어 앞으로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