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도시의 환자 감소와 간호등급제 시행, 수도권 대형병원의 싹쓸이로 인한 간호사 인력 부족, 모시기 힘들어진 의사 등 의료의 문제점을 안고 힘겹게 버텨가고 있다.”
청주 하나병원 박중겸 원장(사진)은 21일 발간된 병원협회지 1월호 기고에서 '이 땅에서 의사로 살아가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의료인의 고통을 담보로 하는 제도와 규정으로 의료기관의 도산이 점점 늘고 있다”면서“의사가 한때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더러는 존경도 받으면서 경제적으로도 비교적 윤택한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의사는 과잉진료와 허위청구, 리베이트 또 불필요한 수술을 해 병역기피를 돕는 부도덕한 행위 등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박 원장은 이같은 문제에는 이해하기 힘든 제도와 규정에 기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보험이 처음 생길 때 저수가 구조로 정부가 모든 것을 통제해 현재는 원가대비 73% 수준”이라며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의료비가 전세계에서 가장 싼 좋은 나라 일수도 있고 실제로 정부는 이를 광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장은 이어 “한때 잘나가던 지방 종합병원 원장인 친구가 자살까지 생각했다”며 “지방도시의 환자 감소와 간호등급제 시행, 수도권 대형병원의 싹쓸이로 인한 간호사 인력 부족, 모시기 힘들어진 의사 등 의료의 문제점을 안고 힘겹게 버텨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정부에서 한 가지 정책을 펼 때마다 전문가들의 임금은 사정없이 올라갔고 구인난은 어김없이 뒤따랐다”고 말하고 “아무리 의사들이 아우성치고 좀더 체계적인 정책을 원해보았지만 그들은 소귀에 경 읽기였다”고 꼬집었다.
박 원장은 “히포크라테스선서를 한 이래 요즘처럼 답답한 의사생활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중증 1등급 판정 환자들이 줄줄이 요양시설로 향하고 있고 ‘1등급 환영’이라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정부는 전혀 책임이 없다고만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원장은 끝으로 “최근의 화두는 소통”이라고 언급하고 “정부와 국민, 의료인이 귀를 활짝 열어 서로를 신뢰하고 마음을 열어 대화한다면..”이라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