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의대, 의전원 수석졸업자들에게 물었다
올해 의대, 의전원을 졸업한 새내기 의사 3천여명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이들이 꿈꾸는 미래, 바람직한 의사의 모델은 무엇일까? 또 의료계 핵심 현안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을까? 메디칼타임즈는 졸업시즌을 맞아 의대, 의전원 수석졸업자들의 향후 진로와 목표, 의료현안에 대한 견해를 조명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1편) “환자 마음까지 살피는 의사 되겠다”
(2편) 선호하는 인턴 수련병원 지각 변동
(3편) 인기과 선호…연봉은 7천만원 이상 (4편) 새내기 의사들의 과제는 불신 극복
이제 막 의사의 길을 시작하려는 의대생에게도, 사회의 의사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느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의사상도 '환자에게 존경받는 의사'로 귀결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전국 31개 의대·의전원 수석졸업자를 상대로 의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주치의제 등 보건의료정책에 대한 생각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수석졸업자의 상당수가 사회가 바라보는 의사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71%에 해당하는 22명이 의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불신이 팽배하다'고 답했고 이어 '보통이다'가 6명이었는데 '신뢰받고 있다'는 응답은 3명에 불과했다.
이 때문인지 '바람직한 의사상'을 묻는 질문에는 23명(73%)이 '환자로부터 존경받는 의사'라고 답해 수석졸업자들은 의사와 환자의 신뢰회복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어 '의학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연구자'를 바람직한 의사상으로 뽑은 이는 4명이었고, '사회지도자'를 뽑은 이도 1명이 있었다.
제주의대 수석졸업생인 이지현 씨는 "환자들이 생각했을때 '그 사람 좋은 의사였다'라고 생각되고 싶다"면서 "도움을 주는데 인색하지 않고 진심으로 환자와 함께 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수련환경 개선 공감…군복무기간 축소 지지"
최근 몇년째 인턴 폐지 논란에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석졸업자의 응답을 보면 일부만이 '인턴제 폐지'에 동의한 반면 수련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모두 공감을 표했다.
'인턴을 폐지하고 학생인턴제 등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에 11명(36%)가 동의를 표한 반면, '현행 유지하되 수련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20명(64%)이 지지를 보냈다.
인턴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폐지를 주장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이도 있었지만, 인턴제 폐지라는 과격한 방법에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다른 의대 수석졸업자는 "인턴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폐지한다는 것은 극단적이다"면서 "현행 제도를 유지하면서도 수련환경을 개선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의대 수석졸업생들은 군의관 복무기간 축소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연관을 가진 탓인지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복무기간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에 23명이 지지를 보냈는데 '줄일 필요 없다'는 주장은 4명에 불과했다.
수석졸업자 48% "의약분업 문제 있다"
지난 10년간 최대의 화두였던 의약분업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의대수석졸업자 15명(48%)이 '당초 의도와 달리 문제가 있다'고 답했고 '보통이다'는 14명이었으며 '바람직하게 정착되고 있다'는 1명에 불과했다.
의대생으로서 의약분업 이후의 여러 논쟁과 갈등을 지켜봤으며, 선배 의사로부터 의약분업의 폐해에 대해 교육받은 영향도 없지는 않아 보인다.
한 수석졸업자는 "의약분업 이후 의사선배들이 시위를 하고, 개원하다 어려워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면서 "제도가 정말 성공적으로 정착됐는지 여부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최근 의료전달체계 개편의 주요한 제도로 논쟁이 격화되고 있는 주치의제도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의견이 12명으로 39%를 차지했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5명에 불과했지만,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15명을 차지해 아직 주치의제는 이들에게 낯선 제도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