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막을 내린 서울지역 구의사회 총회에서는 약제비 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나왔다.
구의사회 총회를 직접 방문한 경만호 회장은 참석한 약제비 절감에 따른 반대급부를 설명하면서, 동료의사들에게 참여를 독려했다. 용산구의사회에서는 대한개원의협의회 이헌상 보험이사가 같은 효능이라면 오리지널 의약품 보다는 제네릭 의약품을 처방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의료계에서 약제비 절감이 이슈가 된 것은 지난해 병·의원이 약제비 4000억원 절감을 조건으로 수가를 인상하게 된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약제비 절감 목표액의 달성 여부가 올해 가을에 벌어질 2011년 수가협상의 핵심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 역시 약제비를 낮추기 위한 정책. 의사협회는 '시장형 실거래가 상환제'를 통한 인센티브가 의원급 의료기관에게는 돌아가지 않는다며 '의원관리료' 등을 신설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약제비 절감에 대해 탐탁치 않은 반응을 보이는 의사들도 적지 않다. 의사의 처방권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고, 리베이트 오해를 받기 쉬운 제네릭 의약품보다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쓰겠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약제비 증가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의 악화는 의료계로서도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보험료 수준이 OECD 선진국에 비해 낮다는 이야기를 반복하지만, 현재의 건강보험 재정지출 수준을 본다면 몇년안에 OECD 평균에는 다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의 절감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는데, 지속적으로 이야기가 나오는 포괄수가제 혹은 총액계약제, 요양기관 계약제(의료계가 주장하는 단체계약제는 아니다) 등이 그러하다.
약제비 절감에 의료계가 자발적으로 동참해 건강보험 재정에 도움이 된다면 결국 의료계가 우려하는 정책의 도입도 한 발 늦어질 것이며, 제도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의료계의 의견을 하나라도 더 수용할 수 있도록 힘이 될 수 있다.
의료계가 이번에는 약제비 절감에 동참해, 4000억 절감이라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는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