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원계에 서비스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밤잠을 못이루는 교수들이 늘고 있다.
응급진료시스템이 병원 서비스의 바로미터가 되면서 24시간 교수 당직은 물론, 실시간 영상판독 체계를 구축하는 병원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병원계에 따르면 이러한 시스템의 선두주자는 고대 안산병원이다. 안산병원은 몇년전부터 흉부외과와 외과, 신경외과의 모든 교수들이 돌아가며 당직을 서고 있다.
이른바 24시간 교수 당직 시스템이다. 사실 대형병원이 아니고서는 한 과의 교수는 예닐곱명 남짓. 곧 일주일에 한번은 무조건 당직을 서야하는 셈이다.
최재현 고대 안산병원장은 "뇌, 심장 등 혈관질환은 시간이 생명"이라며 "교수급 스텝이 병원에 남아있지 않으면 생존률에 큰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응급 콜 등으로 대체할 수도 있지만 교수가 연락받고 오는 시간만큼 환자는 위험해 지는 것"이라며 "교수들도 이러한 상황을 알기 때문에 힘들더라도 적극적으로 협조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의도성모병원도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최초로 응급실내에 투라우마팀(외상 담당), 뉴하트팀(심근경색 담당), 뉴브레인팀(뇌졸중 담당), 다증상내과계팀(내과질환 담당) 등 4개 전문팀을 구성해 하고 교수 당직을 의무화해 응급진료를 강화했다.
이 결과 급성 뇌졸중 치료에 가장 중요한 내원에서 혈전용해제 투여까지 소요시간이 32%로 감소했고 급성심근경색 확자의 경우도 내원 후 관상동맥 재관류 요법 시술까지의 시간이 41%나 줄었다.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도 최근 이같은 시스템을 적극 도입하는 모습이다. 각자 '24 깨어있는 병원'이라는 모토로 전문 진료팀을 구축하고 유기적인 응급진료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또한 명지병원 등도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교수급 인력이 늘 병원에 상주한다.
이렇게 밤잠을 설치는 교수들은 비단 외과계열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실시간 판독이 대세로 굳어지면서 영상의학과 교수들도 자유롭지 못하다.
안산병원은 뇌혈관, 심혈관 질환 실시간 영상의학 판독시스템을 구축해놨다. 응급환자가 발생해 MRI, CT를 찍었을 경우 이는 바로 영상의학과 교수에게 통보되며 해당 교수는 1시간 내에 이를 판독해 병원에 알려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길 경우 페널티가 부과되는 것은 물론이다.
삼성서울병원도 '움직이는 병원'을 모토로 모바일 원격조회시스템을 구축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각종 영상정보를 실시간으로 조회해 통보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또한 건국대병원도 심혈관 환자가 내원할 경우 영상정보를 즉시 확인하고 판독하는 'HUS'를 구축해 논 상태다.
명지병원 이왕준 이사장은 "대부분 대학병원의 경우 응급실을 가장 먼저 방문하는 환자들이 많은 만큼 응급진료는 병원서비스의 마로미터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병원들이 앞다퉈 응급실을 개편하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