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의약품으로 지정된 외용제의 안전성이 미비해 부작용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대한피부과개원의협의회(회장 김홍직)는 피부과학회지에 실린 연구결과를 인용, 지난 2002년 10개월간 전국의 피부과 31곳을 내원한 환자 중 피부외용제에 의한 부작용을 보인 환자 125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반의약품인데도 불구하고 부작용 발생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1천257건의 부작용 발생 사례 중 오용 및 치료지연(40%), 진균감염(29%), 세균감염(14%), 접촉피부염(9%), 여드름, 피부위축, 혈관확장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스테로이드 도포에 의한 부작용은 모두 620건으로 50%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부작용을 유발한 외용제를 구입한 경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약국서 문진을 거쳐 구입한 경우가 41.7%로 가장 많았으며 피부과, 타 과 처방이 각각 9%대에 머물렀다.
이를 근거로 연구진은 의약분업 이후에도 약국문진에 의한 외용제 구입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된 스테로이드제에 의한 부작용이 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연구결과를 통해 피개협측은 현재 안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일반의약품 외용제가 내복약이나주사제에 비해 부작용이 발생할 확률은 더욱 높다고 밝혔다.
이어 피부외용제의 경우 유효성분의 종류 및 농도가 매우 다양할 뿐 아니라 기제 또한 매우 다양해 피부병의 진단 뿐 아니라 급성기나 만성기와 같은 상태에 따라 적절한 선택이 요구되는데도 불구하고 일반의약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부작용에 국민을 노출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0.5% Hydrocortisone 이하 강도의 제제만을 비처방 약품으로, 영국의 경우 1% Hydrocortisonedml 이상의 제제는 모두 처방의약품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국내 의약품 분류실태를 꼬집었다.
피개협은 “충분한 부작용의 위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단순히 국민 편의성을 높인다는 명목하에 졸속으로 의약품의 분류를 시행했으며 이는 분업의 취지라 할 수 있는 약물 오·남용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