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 보건행정학과 이규식 교수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종별가산율 등 3가지 차별을 받고 있으며, 총액계액제 등 합의될 수 없는 제도 개혁으로 21세기에 대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병원경영학회(회장 임배만)는 9일 서울아산병원에서 ‘초경쟁 환경 하에서의 병원, 생존을 넘어 어떻게 도약할 것인가?’를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연대 이규식 교수는 ‘우리나라 건강보험수가의 문제점과 대책’ 특강에서 현 보험급여제도가 대형병원에 유리하게 설계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요양기관 종별가산율 차등, 진찰료 차등, 환자 수 차등 등의 문제를 거론하고 나섰다.
이 교수는 “의원급에서도 할 수 있는 의료행위를 상급종합병원에서 하더라도 같은 보상이 주어져야 의료전달체계가 확립되고, 의료공급구조의 균형이 이뤄진다”면서 “난이도가 높은 질환치료에 대한 합리적 수가기준 제정후 가산율제도의 전면적 폐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요양기관 종별 진찰료 차등구조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같은 면허를 받은 의사의 진찰료를 근무하는 의료기관의 크기에 따라 차등화한 것은 공정성 문제가 있으며, 진찰료 차등화는 논리적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의원급에 한해 시행되고 있는 환자수에 따른 진찰료 차등화와 관련 “이 제도는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대책 명분으로 편법적 조치인데 왜 의원급만 재정책임을 져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은 1일 진찰건수가 75건 이하면 진찰료가 100%, 75건 초과 100건까지 90%, 100건 초과 150건까지 75%, 150건 초과 50% 각각 인정되고 있다.
그는 “의원은 진찰료에서 차등을 받고, 환자수에 따라 차등을 받는 이중차별 문제가 있다”면서 “선택진료비까지 감안하면 3차병원 의사의 진찰료는 의원급 의사보다 2배 이상 높다”고 꼬집었다.
그는 “환자 수에 따른 차등수가제 역시 상대가치제도의 기본 정신에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낮은 수가에서 의료기관들은 생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박리다매형 공급 관행이 굳어지고 있고, 이런 행태로 인해 환자들은 의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기 어렵고, 의료의 질 문제를 야기한다”고 환기시켰다.
특히 그는 “2020년대 이후 건강보험의 존속가능성 문제가 제기될 것”이라면서 “21세기에 적합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건강보험 모형은 급성질환 중심, 인구성장이 1% 내외일 때 서구에서 고안된 것으로 재분배가 고려된 것”이라면서 “총액계약제 등 합의될 수 없는 제도 개혁으로 21세기 대처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그는 네덜란드 사례와 같은 새로운 사고의 출발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규식 교수는 “보험관리의 외주, 제한된 재분배와 자기책임의 강조, 건강보험과 민영보험의 연계”가 필요하며 “독일도 네덜란드를 모방하는 개혁을 시도하고 있으며, 기본 페러다임의 변화 없이 보장성 제고도, 지속성도 보장하기 어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