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나게 많은 연구논문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매력적으로 써야 읽힌다”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배종우(소아청소년과) 교수의 말이다.
배 교수는 최근 황진복 교수와 공동으로 ‘의료인을 위한 실용적 글쓰기’ 실무서를 출간했다.
이 책은 의료인들이 의학 논문이나 보고서 등 업무용 글을 작성할 때 갖춰야 할 ABC를 담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실용적 글쓰기 작성 매뉴얼을 소개하고, 왜 의학 논문을 써야 하는지, 의학논문이나 기획서 등을 어떻게 작성하고, 어떤 출판 윤리를 지켜야 하는지 핵심적인 내용을 쉽게 설명하고 있다.
배 교수는 “의료인들은 논문이 아니더라도 일상적으로 보고서 등을 작성할 때가 많지만 대학에서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해 실용적인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20여년간 소아과학회 편집위원으로서 제자들의 논문을 심사해 왔는데 투고 규정에 맞지 않지 않고 핵심 전달이 되지 않는 걸 자주 접한다”면서 “어떤 논문은 읽기도 전에 집어던지고 싶은 충동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솔직히 말했다.
논문이든 보고서든 질 못지않게 형식과 틀도 중요하지만 이런 교육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배 교수는 “엄청나게 쏟아지는 논문 중 잘 쓰여진 것은 자신의 연구 업적을 빛나게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읽히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개 논문을 보다보면 제목과 초록을 먼저 본 후 본문을 읽을지 여부를 판단한다”면서 “내용을 과장해선 안되겠지만 매력적으로 작성해야 주목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것이 초보 저자와 고수의 글의 차이라는 게 배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소설이나 문학은 천부적인 재능이 필요하지만 의료인들이 접하는 의학논문은 실용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누구나 연습하면 고수가 될 수 있다”면서 “어떻게 훈련해야 할지를 모르니까 미숙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