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김상진 교수(신경외과)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나병(Mycobacterium leprae)균이 척추 추간판염을 유발한 사례를 발견했다.
김 교수팀은 척추염에 걸린 47세의 남성 환자에게서 분리한 원인 균을 분석한 결과 한센병을 일으키는 나병균이 경추에 침입한 첫 증례를 확인했다.
이번 보고는 이대목동병원 김상진 교수, 이태훈 전임의, 인제대 상계백병원 신준재 교수, 가톨릭의대 한센병센터 채규태 교수 등 국내 신경외과, 한센병 의학자들이 참여해 2년 여간 진행됐다.
흔히 나병이라 불리는 한센병은 나병균에 의해 발생하는 만성질환으로 주로 말초신경염과 특징적인 피부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골격계에서는 손목이나 발목 등의 말초 관절을 침범해 감각을 못느끼게 하고 근육에 변형을 가져와 결국에는 2차 합병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그동안 나병균이 척추나 척추 인근 연부조직까지 침투해 병을 일으킨다는 보고는 없었으나, 이번 보고로 나병균이 경추를 침범해 척추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김 교수는 "최근 사용되는 강화된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65kDa protein Ag)검사를 시행해 나병균에 의한 척추 추간판염 진단이 가능하게 됐다"며 "나병균이 척추 추간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MRI 영상에서 척추 추간판염 소견이 있는 환자가 있을 때, 이제까지 그 원인으로 생각지 않았던 한센병도 하나의 원인 질환으로 생각하고 문진과 검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의 이번 연구 결과는 해외유명저널인 ‘유로피안 스파인 저널(European Spine Journal)’ 인터넷판에 “Leprotic cervical spondylodiscitis” 라는 제목으로 지난 4월 7일에 등재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