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3일째를 맞고 있는 보건의료노조의 산별총파업이 '주5일제'의 암초에 걸려 장기화의 고비를 맞고 있다.
병원 노사는 11일 고대 안암병원에서 15차 교섭과 노사 3인이 참석하는 실무교섭을 연거푸 열어 쟁점사안에 대한 의견접근을 시도했으나 첨예한 '주5일제' 등에서 큰 진전이 없어 결국 다음 교섭으로 공을 넘겼다.
이날 오후 8시부터 열린 실무 교섭에서는 사용자측이 7개 특성별 병원을 포괄하는 단일안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노사가 얼마간의 의견접근이 이루어지지 않겠냐는 전망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사측의 단일안이 '주6일 40시간제'를 비롯, 산별기본협약, 의료공공성 요구 등은 기존 입장을 재정리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확인돼 3차례에 걸쳐 진행된 실무교섭은 다음 교섭을 기대한 채 마무리 될 수 밖에 없었다.
이와 관련, 사측은 단일안을 제시여부를 놓고 상당한 내부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측에 제안한 단일안이 기존 입장을 재정리하는 수준에서 그친 것도 내부 조율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주5일제'에 관해 다소 전향적인 입장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본 교섭에서는 제시되지 못했다.
병원 대표단의 한 관계자는 "내부 조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병원 특성별로 이견이 분분해 이를 좁히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산별총파업은 주말을 고비로 장기화의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 노사는 12일 가급적 빠른 시간 내 본교섭을 열기로 합의했다.
한편 파업 이틀째인 11일 보건의료노조는 서울지역 5개병원과 광명성애병원 등에서 각 병원별로 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로비점거 농성을 벌였다.
고려대안암병원의 경우 로비 점거로 인해 일부 외래 진료 수속에는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질서유지단을 편성하는 등 노조의 대처로 큰 혼란은 없었다.
일부 노조원은 점거농성 중에도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이송을 돕기도 하는 등 훈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