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들이 경영활성화를 위해 비급여진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한의원 경영은 깊은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환자들의 수요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한의계 경쟁은 더욱 극으로 치닫고 있다는 게 결정적인 이유다.
3일 한의계에 따르면 성장, 비만, 피부 등 비급여진료를 한방과 접목해 한의계의 블루오션을 만들어왔지만 불과 몇년 후, 레드오션으로 전락하며 맥을 못추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한의원 폐업현황을 살펴보면 폐업 한의원 수는 2002년~2004년까지 각각 503곳, 577곳, 589곳으로 500여곳에 머물렀지만 2005년에 들어서면서 610곳으로 크게 늘더니 2006년 734곳으로 급증했다.
2004년도 눈길을 끌었던 한방 성장시장에 이어 2005년도 한방 다이어트로 비만시장을 크게 차지하며 높은 수익을 올렸지만 2008년 이후 경쟁 과열로 매출이 크게 줄기 시작했다는 게 한의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또 2007년 하반기부터 고개들기 시작한 한방 피부 진료는 2009년도 이미 무너졌고, 그자리를 한방 성형이 차지했지만 이 또한 실제 환자 수는 많지 않아 한의원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A한의원 관계자는 "한방 비급여진료가 과열경쟁이 시작되면서 소위 잘 나가는 한의원만 살아남았다"며 "최근 주목을 받았던 한방성형은 이슈화에는 성공했지만 환자 유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0년도 중반 한방 비급여 시장이 호황일 때는 케이블 방송에 광고가 방송되면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300통 이상씩 걸려왔지만 최근에는 전화 한통도 걸려오지 않을 때가 있을 정도"라며 "한의원 경영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의사들의 연봉 수준은 한의원의 심각한 경영상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B한의원 부원장은 월 290만~300만원 수준. B한의원 관계자는 "한의원 부원장급 월급이 약 300만원이라는 것은 더이상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의원 매출도 크게 떨어졌다. B한의원 김모 원장은 "매출이 많을 때 대비 최근에는 1/3, 1/4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심하게는 1/5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한의원 네트워크들도 휘청이고 있다. 경영이 어려워진 한의사들이 가맹비를 줄일 것을 요구함에 따른 것.
C한의원 네트워크는 약 5년전 가맹비를 1억 5천만원 받았지만 올해 들어서는 1천만원으로 대폭 줄였다. 광고, 마케팅 등 네트워크 관리비용 또한 월 800여만원을 받았지만 이제는 월 100만원도 받기 힘들어졌다는 게 네트워크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 한의원은 심각한 경영난의 늪에서 빠져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한의원 매출, 한의사들의 연봉 등 다양한 면에서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