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료제도의 변천과정을 기승전결로 보자면 아직 '결'을 보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심평원 의료자원실 김남수 실장은 최근 <메디칼타임즈>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산 증인으로 지켜보아온 소회를 털어놓았다.
올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10주년을 맞는 해이다. 33년차인 김 실장은 지난 10년뿐 아니라 의료보험연합회부터 건가보험심사평가원의 역사를 지켜봐왔다.
그는 수십년간 현장에서 우리나라 의료제도가 발전을 지켜보면서, 아직 마무리되지 못한 과제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의료제도의 발전단계를 '기·승·전·결'로 구분했는데, 의료보험 제도가 처음 도입된 70년대를 '기', 의료보험이 점차 확대되던 80년대를 '승', 전국민 의료보험 및 의약분업 시기인 90년대가 '전'이다.
10년 단위로 본다면 2000년대에 마침표가 될 '결'을 이르러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 김 실장의 설명이다.
그는 "의료전달체계가 바로서지 못했으며, 충분하지 못한 보장성 강화, 거품이 많은 약가 문제 등의 과제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늘어나는 의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의료전달체계의 구축과 예방중심의 제도로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건강보험이 이제는 예방의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면서 "초중학교, 노년기 각각 건강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예방사업에 나서야 재정도 절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또 건강보험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공급자와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부분도 강조했다. 현재 의료단체가 지나치게 반대하는 모양새로 비춰지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조언했다. 그는 "우리나라 의술은 높이 평가받고 있다"면서 "의료계도 싱가폴 등과 같이 바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건강보험 제도의 최일선 실무자로서 의학교육 커리큘럼의 변화도 강조했다. 그는 "의료정책, 건강보험 제도와 심사, 청구 등의 업무까지 의학교육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남수 실장은 매일 지인들과 후배직원들에 '아침편지'를 전한다. 이메일을 통해 책에서 읽었던 감동적인 구절이나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들을 전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