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벌제에 반발해 즉각 영업사원 출입금지를 결의하고 나선 개원가와 달리 다소 미온적인 대응을 보여왔던 대학병원들이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병원측의 이러한 태도에 일선 교수들은 다소 반감을 표시하고 있어 과연 쌍벌제 후폭풍이 어떠한 변화를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성모병원은 접견실을 만들어 사전에 교수들과 예약이 된 영업사원만 병원방문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교수 방에서 따로 만나지 말고 개방돼 있는 접견실에서 투명하게 만나라는 조치다.
또한 서울성모병원은 만약 영업사원과 약속을 잡았을 경우 미리 담당부서에 알려 어떤 목적으로 몇시에 만남을 갖는지 보고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서울성모병원 보직자는 30일 "우리 병원은 개원 초기부터 '리베이트 없는 병원'을 내걸만큼 제약사들과의 관계에 투명함을 강조해왔다"며 "필요한 정보가 있다면 떳떳하게 개방된 공간에서 만나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등 다른 대형병원들은 보안을 강화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과거 카드키만 있으면 통과가 가능했던 구역입구에 보안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교수나 직원이 출입문을 열고 통과할때 은근슬쩍 함께 통과해 교수들의 방에 출입했던 영업사원을 막겠다는 것.
결국 교수와 사전예약이 되어 있지 않은 영업사원들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사실 원하지 않는 방문을 막기 위해 교수 연구실 등에 카드키로 개방되는 출입문을 설치했지만 편법으로 이를 통과하는 사람들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를 막기 위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병원의 이같은 방침에 반감을 표시하는 교수들도 많다. 진료시간도 아니고 교수들의 개인시간에 사람을 만나는 것까지 감시당해야 하냐는 불만이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병원이 교도소도 아니고 사람 만나는데 접견실까지 가서 만나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내 개인시간에 개인적인 공간에서 사람을 만나는 것까지 막는다는 것은 도를 넘어선 것 아니냐"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물론 병원의 입장과 논리도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적어도 대학 교수씩이나 되는 사람들을 그렇게 옥죄고 통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본다"며 "교수들의 윤리적인 판단을 믿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