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와 약계가 금일(21일) 합의한 약대 6년제 합의문을 두고 한의계 내부에서 파문이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1일 한의계에 따르면 한의사회 일각에서 약대 6년제 합의문에서 한의계가 실익을 얻기보다는 약대6년제에 대한 주도권을 약업계에 뺏겼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비난의 주된 이유는 약업계는 줄곧 주장해오던 약대 6년제 시행에 대한 동의를 한의계로부터 받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데 반해 한의계의 경우 합의문의 내용이 '한의협과 약사회 양 단체가 합의한 대로 금년 내에 약사법 개정을 위한 작업을 함께 완료한다고 명시함으로써 실익을 얻지 못했다는 것.
이에 따라 한의계 내부에서는 일선 한의사 회원들의 성토의 목소리가 드높다고 한의계 관계자는 전했다.
한의사협 한 임원은 “한의계가 그동안 주장해왔던 약대학제연장에 대한 ‘선결과제’인 6개 항목의 약사법 개정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고 약업계만 이득을 본 합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 한의사회 지부장은 “일반 한의사 회원들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오늘 저녁 개최될 예정인 시도지부장회의에서 격론이 벌어질 것 같다"고 예측했다.
이에 대해 약업계의 반응 또한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약사회 한 고위 임원은 "오후 원희목 대한약사회장과 상임이사진들이 모여 합의문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면서 "오늘 발표된 내용이 100% 만족하는 모습들은 아니였다"고 전했다.
특히 "일부 임원들은 대통령 공약사항이며 학제 개편에 대한 문제인데 굳이 타 직능단체와 빅딜을 통해 합의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목소리 또한 있었다"고 전했다.
한 약사회 관계자 또한 이같은 점을 지적하며 "이미 합의된 사항이지만 학제 개편과 관련해 약사회장이 회동을 통해 합의를 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전국약학대학협의회 한 관계자는 '일단 환영, 약대6년제 확정은 아직'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일단 합의문을 발표함으로써 약대 6년제에 대한 공식적인 확답이 이뤄졌다는 점은 충분히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하지만 약계 내부의 논란이 존재하는 한 뒤집어질 가능성 또한 충분하기때문에 확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의사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자 합의문 작성경위와 7시에 개최된 중앙이사회 결과 등을 협회 공식입장으로 발표했으며 이어 저녁에는 시도지부장 회의에서 합의문 내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23일로 예정된 전국 한의사집회등의 향후 일정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