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제품이 쓰기가 불편해 톱질하고 망치질하며 고치다보니 특허까지 받았네요"
대학병원 교수가 직접 수술용 촬영기구를 개발하고 제작해 특허를 받아 병원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성바오로병원 도상희 교수. 최근 도 교수는 수술장면을 촬영할 수 있는 의료보조기구를 개발해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받았다.
그렇다면 현직 안과교수인 그가 의료보조기구 개발에 나선 이유는 뭘까. 그는 본인이 답답한 마음에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왔다고 설명한다.
도 교수는 "수술장면을 촬영해 교육 등에 활용해야 하는데 기존 기구는 천장에 부착된 고정형이라 찍기가 불편했다"며 "대부분의 의사들도 이같은 불편함을 겪어 왔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정형의 단점을 보완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끝에 결국 직접 톱과 망치를 들고 이를 고치기 시작한 것이다.
도상희 교수는 "내가 쓰기가 불편하다보니 부목도 써보고 스탠드도 써보며 이를 움직여봤다"며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더 편하게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더라"고 회고했다.
실제로 도 교수가 발명한 기구는 수술을 하는 도중에도 자신이 찍고 싶은 위치로 카메라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관절 모양의 기구가 여러개 부착돼 있어 높낮이는 물론, 수술부위에 밀접하게 카메라를 고정시킬 수 있으며 360도 회전도 가능해 미세각도의 촬영도 가능한 것.
특히 캠코더 고정 부위에 소독 파우치가 씌워져 있어 감염우려도 없는데다 바퀴가 장착돼 이동이 편리해 외과의사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도 교수는 "기존 장비에 비해 더 편리하고 정확하게 필요한 장면을 촬영할 수 있어 보다 쉽게 수술장면을 녹화할 수 있다"며 "스터디는 물론, 향후 의료분쟁에 휘말렸을때 유용한 근거자료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도 교수는 이번 특허취득을 바탕으로 해외수출까지 노린다는 생각이다. 편의성을 물론, 가격경쟁력이 상당한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도상희 교수는 "이 기기는 현재 많은 수술실에서 쓰고 있는 수입제품에 비해 편의성이 상당하다"며 "하지만 가격은 수입제품에 비해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기기가 널리 퍼져나가면 의료기기 국산화는 물론, 외화벌이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