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현금유동성을 자랑하는 유한양행이 올 상반기 재무건전성 지표에서 타사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기자본(자본총계)은 많았고 빌린 돈(부채)은 적었다.
반면 중외제약은 가뜩이나 많은 부채가 더 늘며 부채비율이 200%에 육박,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부채비율은 타인자본 의존도를 뜻하며, 경영분석에서 기업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표로 쓰인다. 기업의 부채액은 적어도 자기자본액 이하인 것이 바람직하므로 부채비율은 100% 이하를 이상적으로 본다.
23일 <메디칼타임즈>가 매출액 기준 상위 10대 제약사들의 올 상반기 부채비율을 분석해 본 결과, 유한양행은 부채비율(자기자본 1조86억원, 부채총액 1664억원)이 16.5%로 10개사 중 가장 낮았다. 풍부한 현금이 주요 원인이다.
K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유한양행은 1분기말 현재 보유 순현금은 3021억원으로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기업"이라며 "하반기 안양공장부지(공시지가 1400억원) 매각이 이루어질 경우 5000억원 수준의 현금을 확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2위는 31.1%의 낮은 부채비율을 보인 광동제약.
자기자본(2098억원)은 적었지만 부채총액이 653억원으로 10개사 중 가장 적었다. 한마디로 타인 자본 의존도가 적었다는 소리.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식음료 사업이 풍부한 현금유동성을 가능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밖에 녹십자(59.3%), 보령제약(61.4%), 한독약품(64%), 동아제약(66.4%), 제일약품(75%), 종근당(88.1%), 한미홀딩스(한미약품, 94.9%) 등도 부채비율이 100% 이하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이중 녹십자(-46%)와 동아제약(-47.3%)은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줘 부채비율이 40% 이상 줄며 재무건전성이 크게 좋아졌다. 한미약품도 11.6% 감소했다.
반면 중외제약은 가뜩이나 높은 부채비율이 더 올라갔다. 작년 상반기 175.8%의 부채비율이 올 상반기 196.4%로 20.6% 증가한 것.
원인은 cGMP 기준 공장 건설 투자에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회사는 경기 안산 시화공장이 FDA 기준 cGMP 인증을 진행 중이며, 최근 수액제 전용 당진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한편, LG생명과학은 반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이번 집계에서 제외됐다. 이 회사는 국내 제약업계에서 매출액 기준 7~8위에 해당되는 기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