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낙태시술을 한 산부인과 의사에 대해 징역형에 처했다.
최근 울산지방법원(재판관 김정민)은 산모에게 낙태 촉탁을 받고 시술을 해준 산부인과 원장 A씨에 대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면허정지 1년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낙태한 의사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의료법 제52조는 의료관련 법령 위반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지난 2009년 9월경 B모씨(여 23세)로부터 낙태를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흡입기를 이용해 시술을 해줬다. 당시 태아는 10주였다.
그는 이때까지만 해도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몇 년 뒤 B씨가 이혼하는 과정에서 과거에 낙태한 사실이 밝혀졌고, 이 사실을 알게 된 B씨의 남편이 낙태시술을 해준 산부인과 의사인 A씨를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사건은 여기서 끝나질 않았다. A씨는 지난 2009년 4월경 C양(17세)이 남자친구와 찾아와 낙태시술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시술해준 혐의도 받고 있다.
남자친구와의 합의 아래 낙태시술을 받은 C양은 추후에 이 사실을 부모에게 알렸고, 이에 분노한 C양의 부모는 그의 남자친구와 함께 시술에 응한 산부인과 의사에게도 법적인 책임을 물었다.
김정민 재판관은 판결을 통해 “양형의 이유를 근거로 태아는 사람의 생명과 마찬가지로 형법이 보호해야할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이와 유사한 경우 선고유예에 그친다면 불법 낙태가 근절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불법 낙태시술 의사에 대한 법적인 처벌은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존재하기 때문에 강력한 제재가 따른다”며 “낙태시술은 태아의 생명을 다루는 것인 만큼 의사는 이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부인과 의사인 A씨가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함에 따라 상급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