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470억원 예산 삭감이 20주년 행사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의 창립 20주년 기념 총회가 2일 남산 힐튼호텔에서 열렸다. 축제의 자리가 돼야했지만 회원들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얼마 전 발표된 470억원의 필수예방접종비 예산 삭감 소식에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 여파를 반증하듯 기념 총회에선 이번 삭감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소청과개원의의사회 임수흠 회장도 예산 삭감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임 회장은 "27일 갑자기 예산 삭감이 발표돼 황당하다"면서 "필수예방접종 지원비 없이는 보건소와 경쟁이 될 수 없다"고 지원비 책정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그간 몇년간 노력해서 겨우 지원을 받아냈다고 생각했는데 삭감되고 나니 이젠 정부를 믿을 수 없다"면서 "내년에 접종비 확보를 위해 싸운다고 해도 잘 될지 회의적인 절망감이 든다"고 어두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20년이라는 긴 연혁을 자랑하는 의사회로서는 이번 총회가 그간의 회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긍정적인 미래를 공유하는 축제가 됐으면 했지만 상황이 어렵게 변한데 송구스럽다"는 말로 회원들을 위로했다.
임수흠 회장은 소청과를 어렵게 하는 다른 요인도 산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독감예방 접종도 타 단체에서 개원의의 절반 가격에 접종하는 일도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향후 용역을 맡겨 소아가산료 인상을 위한 정확한 근거 자료를 산출하고 개성 공단 내 탁아소 지원 활동을 하는 등 소청과개원의협의회의 사업을 다각화 할 것을 약속했다.
한편 의협 경만호 회장도 자리에 참석해 회원들을 격려했다.
경 회장은 "예산 삭감 소식에 실망했지만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면서 "소청과의 개명 때처럼 힘을 모아서 싸운다면 분명 쾌거를 이룰 것"이라고 회원들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