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과 의약단체간의 수가협상이 오늘(18일) 자정을 기점으로 종료된다.
의·병협의 경우 자율협상에 실패해 건정심에서 수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막판 극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약품비 절감 패널티 두고 눈치싸움 '여전'
현재 건보공단과 의약 5단체의 수가협상은 아직까지도 팽팽한 신경전 속에 실질적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되는 부분은 '약품비 절감'.
의·병협은 각각 1.5%, 1.4%에 달하는 약품비 절감 패널티를 감안하면 공단이 제시한 낮은 수치에서 도저히 합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치과나 한의사협회도 의·병협에게 패널티가 적용되지는 여부에 따라 합의한 수가인상률의 상대적 높낮이가 달라지게 됨으로 이에 주목하고 있다.
공단 역시 의·병협에게 패널티를 감안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제시했는데, 건정심에서 의·병협이 약품비 패널티를 거부하지 않을지 고민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의·병협이 건정심에서 패널티를 거부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부대합의는 엄연한 약속이니만큼 공정한 사회에 맞게 이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약국은 협상파트너인 건보공단의 금융비용 수가인정 주장에 예민하게 반영하고 있다. 이렇듯 각 단체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다보니 개별협상보다는 타 단체의 협상에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의·병협 자율협상 결렬, 건정심행에 무게
의협은 약품비 패널티를 연계하더라도 실질적인 수가인상률이 작년보다 높은 3% 이상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병협 역시 패널티 받을 것을 감안해 4.3%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공단은 거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병원의 경우 진료비 증가율이 상반기만 20%가 넘어서고 흑자를 적자로 바꾸는 '적자분식'이 드러난 상황에서 국민적 정서를 무시한 수가인상은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더군다나 병원의 수가를 어느정도 보전해줄 경우, 다른 의약단체에 보장해야 할 수가수준은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민하고 있다.
의·병협 역시 만족할만한 수가인상률이 아니라면 실리보다는 명분을 택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병협은 이미 건정심을 대비해 약품비 절감 부대합의의 부당성에 대한 논리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법률자문을 받는 등 소송까지 대비하고 있다.
이에 물리적 시간으로도 부족한 이날 협상에서 극적으로 의견이 좁혀질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인다.
의료계 관계자도 "예년을 보더라도 두 단체는 실리보다는 명분을 택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고, 공단 관계자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결렬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협상이니만큼 오늘 자정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양측이 부대조건와 수가인상을 연동하는 방식 등을 통해 극적으로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치과·한의사·약사회, 반사이익 얻나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약사회 등은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자율타결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치과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의 경우 건강보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공단과 매년 일정한 수준에서 합의해왔다는 게 그 이유이다.
약사회의 경우에도 금융비융 문제로 골머리를 안고 있지만 실리를 찾아왔다는 점에서, 올해도 합의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의·병협이 수가협상 타결에 실패할 경우 이들 단체는 어부지리로 더 높은 수가인상치를 얻어내는 반사이익도 기대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매년 마지막날 협상이 진전되지 않았냐"면서 "오늘 자정까지 최선을 다해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