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필수예방접종 민간 병·의원 지원 예산 470여억원이 삭감된 데 이어 기획재정부가 영유아 A형간염 백신사업 예산안마저 전액 삭감하자 의료계가 강한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올해 영유아 국가필수예방접종 확대 노력이 결국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7일 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1년도 예산안 사업설명자료'에 따르면 기재부는 A형간염을 필수예방접종 질환에 포함시키기 위해 복지부가 편성한 62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여기에다 병의원 국가필수예방접종 본인부담금을 한달에 한해 2천원으로 낮추는 예산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바 있지만 필수예방접종 예산 470억원이 삭감되면서 집행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 임수흠 회장은 8일 "470억원의 필수예방접종 예산이 삭감된 것도 타격인데 여기에다 영유아의 A형 간염예방접종 예산도 전액 삭감되는 일이 벌어져 걱정"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전체 국가 예산에서 보면 62억원은 매우 미미한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예산의 불충분을 핑계로 필수예방접종 사업비 확보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A형 간염은 일단 걸리면 의료비가 더 들어간다"면서 "예방접종이 비용 대비 효과가 더 크다는 걸 알면서도 시행하지 않는 것은 예산의 문제가 아닌 철학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말로는 저출산 대책을 강조하면서 실질적인 사업에는 무관심하다는 비판이다.
한편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원표 회장도 강한 우려 목소리를 냈다.
이 회장은 "국회 보건복지위 예산심사소위에서 예산이 확보될 수도 있다는 일말의 희망이 있지만 현재로선 이마저도 불투명해 보인다"며 "영유아 뿐만 아니라 20~40대에 접종비를 지원해도 모자랄 판에 예산을 삭감해 맥이 빠진다"고 전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가 A형 간염을 우선 순위가 낮다고 보기 때문에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며 "올 들어 잠잠해졌지만 면역 수준이 낮아 언제 다시 간염이 유행할지 모른다"며 조속한 예산 확보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