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집행부가 회비를 납부하지 않은 회원에 대해 <플라자> 등 포털 사이트 내 글쓰기 차단 조치에 나선 것은 지금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의사협회는 지난 18일 상임이사회서 협회 사용자약관 개정안을 의결하고 22일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입회비 및 당해 연도를 제외한 최근 3년간(입회한지 3년 미만인 경우에는 입회한 기간) 연회비를 완납하지 않은 회원에 대해 '작성권한(글쓰기)'를 제한하는 내용을 신설한 것이다. 상대에 비난과 욕설, 허위사실이 난무하는 플라자를 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집행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우리는 플라자 글쓰기 제한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믿는다. 회비를 냈든 내지 않았든 모두 의사사회의 일원이며, 의사협회가 안고 가야 할 회원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우리는 집행부가 회원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행위까지 서슴지 않는 것은 오히려 여론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 생각한다. 욕설과 비방, 소문과 허위사실이 난무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언론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온전히 있는 그대로 두어야 한다. 오염되었으니 모두 제거해버리겠다는 식은 시대착오이기에 앞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행위에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협회장의 '오바마' 건배사로 인해 지금 의사협회와 집행부가 처한 사정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이런 위기 상황은 정면 돌파만이 유일한 타개책임도 안다. 그러나 글쓰기 제한은 매우 옹색한 방법일 뿐이다. 과거 장동익 집행부의 우를 다시 범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회비를 내고 안내고 간에 회원인 만큼 그들의 존재까지 부정할 수 없다. 집행부는 플라자 글쓰기 제한 규정을 서둘러 교정해야 한다. 그리고 보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리더다운 발상으로 현 난국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