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이 와서 뛰어 오면 절반은 허탕입니다. 그래도 절반은 환자를 살리는 것이니 무조건 달려 와야죠"
삼성서울병원 급성 심근경색 QI 팀을 이끄는 권현철 교수는 One-Call 시스템의 장단점을 묻는 <메디칼타임즈>의 질문에 이같은 말을 꺼내놓았다.
혹시나 하는 상황에도 무조건 수술팀이 모여야 대학병원으로서 사명을 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권 교수는 "사실 환자를 처음 본 전공의가 Call 사인을 내는 만큼 50% 정도는 심근경색과 무관한 환자"라며 "하지만 이를 나무라면 정말 심근경색이 의심되는 환자가 내원해도 겁이 나 사인을 내지 않는 수가 생긴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그러한 상황을 알기에 한 밤중에도, 새벽에도 Call 이 울리는 즉시 달려와 주는 팀원들에게 고맙고 또 미안하다"며 "이러한 시스템이 있기에 환자들이 삼성서울병원을 믿고 찾아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은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응급 심근경색 환자의 생존률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Door-to Balloon, 즉 환자가 내원해 스텐트를 꼽는데 걸리는 시간이 지난 2007년 94.5분에서 현재 69분으로 30분 가량이 줄어든 것이다.
특히 세계 선진국 가이드라인인 90분 내에 처치를 완료한 환자가 96%에 달할 만큼 효율성도 크게 높아지면서 최근 심평원 평가에서 급성 심근경색 부문 1등급 평가를 받았다.
권현철 교수는 "사실 서울 각지에 살고 있는 팀원들이 한밤 중에 Call을 받고 병원에 나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며 "하지만 모든 팀원들이 불만없이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따라주었기에 이러한 우수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급성 심근경색은 얼마나 투자했느냐가 생존률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라며 "뼈를 깎는 노력으로 직원들 모두가 자신을 희생한 결과가 곧 삼성서울병원의 경쟁력이 됐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그는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이 되면 이제 진료의 양 보다는 얼마나 질을 높이는 가에 경쟁력이 좌우된다"며 "당장 눈에 띄는 지표보다는 무엇이 환자를 위한 길인가를 살피며 응급 진료 시스템을 정비해 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