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원장 박재갑)은 25일 원내 대강당에서 ‘음주와 자살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질병관리본부의 2008년도 응급실 손상환자 표본 심층조사에 따르면,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시도 환자 및 자살사망 환자의 약 44%가 음주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인천성모병원 기선완 교수는 "한국인은 음주율이 높고 폭음하는 경향이 문제"라며 "40대 이후 중년에도 음주율이 감소하지 않고 계속 유지되는 것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 맹호영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자살률과 음주율 추이를 비교하면서 "자살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음주량을 줄이는 보건학적 접근 및 치료서비스와 같은 의료적 차원 등의 포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정신과 강웅구 교수는 “알코올 중독은 우리 뇌의 충동을 참는 능력을 저하시켜 자살을 포함한 다양한 병적 행동을 이끌어내기 쉽다”며 “약물을 통해 치료하거나 건전한 취미활동을 갖는 등 생활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립서울병원 정신과 이태경 과장은 “알코올 사용장애 환자군에서 니코틴중독, 주요우울장애, 다른 물질사용장애, 반사회성 인격장애, 병적도박 등이 함께 발병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과 이소희 과장은 "자살예방 프로그램에는 알코올 사용장애 방지 대책 및 스트레스에 대한 건강한 행동 패턴 강화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주기독병원 정신과 민성호 교수는 “우리나라는 체계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수립한 자살예방정책이 부족하다”며 “음주와 관련된 자살실태에 대한 연구를 통해 효과적인 자살예방 정책수립 및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박재갑 원장은 “자살율이 OECD 1위, 한국인 사망질환 4위라는 점은 널리 알려졌지만 음주가 자살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라며 “특히 청소년과 취약계층의 알코올에 대한 접근성을 차단하는 정부 차원의 정책과 예방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