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산부인과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요즘 분만을 유지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병원으로 성장한 산부인과가 있다.
주인공은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이화병원. 지난 1985년 5병상으로 시작해 지난 2002년 현재 병원위치로 옮긴 이후 65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성장했다.
지난 해 신관을 증축한 이화병원은 연 평균 6600여건의 부인과 수술과 1100건의 분만을 실시하는 병원으로 여성의 출산부터 유방암, 요실금 등 각종 여성질환 전부를 책임지고 있다.
이화병원은 분만 이외에도 내과, 재활의학과, 건강검진센터를 신설해 진료의 폭을 넓히고 있다. 내과 진료는 내분비내과에 재활은 출산 후 재활로 모든 진료가 여성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다른 병원과 차별화한 부분.
특히 산후 골반 긴장 및 요통제거 프로그램, 산후 골다공증 예방 프로그램 등 산후 재활 프로그램은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교과서적 진료, 환자의 신뢰 얻어”
병원의 성장 뒤에는 교과서적인 진료를 고수한 의료진들의 노력이 있었다.
산부인과와 무관한 미용성형 등 비급여 진료를 늘리기 보다는 산부인과 진료를 기반으로 한 영역확대에 집중했던 게 환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병원으로 자리 잡았다.
환자들에게 보다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산부인과 전문의 이외에도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각 진료과 전문의를 채용했다.
이화병원 이종민 원장은 “당연한 얘기일수도 있지만 교과서적인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병원 운영 방침으로 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장기적으로 병원 성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임신중절수술만 해도 이화병원은 10년전에 이미 중단했다.
지난 2002년 병원을 확장, 이전하면서 임신중절수술을 중단한 대신 불임클리닉을 시작했다.
이 원장은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면서 임신중절 수술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중단했다”면서 “시험관아기시술이 성공할 때마다 무한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돈 번만큼 사회기부하는 병원 되겠다"
또한 이화병원은 사회기부 활동으로 지역사회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이 원장은 일회성 기부에 그치는 게 아쉬워 아예 ‘희정 복지재단’을 설립하고 노인과 이주여성을 돕고 있다.
이 원장은 “복지재단은 개인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사회 기부활동을 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아버지 존함 ‘희경’에서 ‘희’와 어머니 존함의 ‘정동’에서 ‘정’자를 따서 ‘희정재단’을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별도로 홍보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어느새 250여명의 재단 후원자가 모였다.
"환자 생각하면 잠 안와…밤샘 진료"
무엇보다 오늘 날의 이화병원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병원을 지키고 있는 병원장의 성실함에서 나온다.
이 원장의 출근시간은 오전 7시30분. 서울에서 천안까지 기차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그나마도 퇴근 없이 병원을 지키는 날도 많다.
그는 “요즘도 밤을 새며 병원에서 근무하는 날이 많다”면서 “체력이 좋아서라기보다는 병원을 키워야한다는 긴박함이 버티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얼마 전 걸린 폐렴으로 지쳐보였지만 이 원장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는 “나에게는 남편보다 대통령보다 더 무섭고 어려운 사람이 환자다”라면서 “환자 진료에 매진할 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