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협회, 전회원 대상 찬반투표서 반대 의견 대다수
불만족 답변 압도적…"참여신청 않겠다" 의견도 많아
한의계 첩약급여 시범사업이 시작단계부터 내부 반발로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신년 한의협 전회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찬반 투표 결과, '(첩약급여 시범사업을)재협상 해야한다'는 응답이 86%를 넘기면서 내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의원회의 요구로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회원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찬성(그대로 시행한다)' 1788표(13.01%), '반대(재협상 해야한다)' 1만1953표(86.99%)로 각각 집계됐다.
사실 첩약급여화는 의료계와 제약계 거센 반대에 부딪치면서 작년 11월 20일부터 어렵게 시범사업에 돌입했고, 이후로도 우려의 시선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한의계 내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확인됨에 따라 진통이 예상된다.
해당 온라인 설문은, 지난 1개월간 진행된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을 놓고 회원들의 불편사항을 점검하고 개선사항을 발굴하겠다는 것이 주요 취지였다. 따라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9023개 한의원 가운데 1950개(21.6%), 총 2만5518명의 회원들 중 2979명(11.7%)이 설문에 참여했다.
2020년 12월 21일부터 23일 18시까지 진행한 이번 조사결과에서도, 한의계 시범사업은 시작부터 진통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참여 불만족 의견 88% 넘겨…'사업 중단돼야' 반응 절반 이상
현재 9000여곳의 한의원이 시범사업에 참여를 신청한 상황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의협 집행부가 공언했던 내용과는 온도차가 너무 컸다는 반응 일색이다.
일단 이번 첩약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사유로는 '시범사업 수가, 약재비 등이 낮다'는 이유가 369명(66.4%)으로 가장 많았고 '신청을 시도하였으나 미신청 기관으로 됐다'거나, '미승인'됨(72명, 12.9%), '시범사업 절차가 복잡함'(57명, 10.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현재 진행 중인 첩약 시범사업 수행 만족도도 '불만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사업 수행 만족도에 대해 매우 불만족 의견은 1540명(72.4%), 다소 불만족 341명(16.0%)으로 불만족 비율이 88.4%를 차지한 것이다.
더불어 시범사업에 대한 전반적 평가를 놓고도 부정적 응답이 절반을 넘겼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 49명(1.6%)과 '수정 보완되면 좋은 제도가 될 것'이라는 응답자 1181명(39.6%)을 제외하면 '중단되어야 한다'는 응답자가 1749명(58.7%)으로 집계된 것.
이러한 평가 결과는 한의사의 '연령대'와 '임상경력'에 따라서도 각각 차이를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향후 개선여부와 무관하게 '사업이 중단되어야 한다'는 비율이 20대 응답자의 33.3%, 30대 응답자 67.0%, 40대 응답자 67.0%, 50대 응답자 47.3%, 60대 이상 응답자 32.1%를 차지했다.
또 임상경력별로 개선여부와 무관하게 '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는 비율이 5년 이하 응답자의 55.8%, 5년 초과 10년 이하 응답자의 69.6%, 10년 초과 15년 이하 응답자의 71.9%, 15년 초과 20년 이하 응답자의 60.3%, 20년 초과 25년 이하 응답자의 52.6%, 25년 초과 30년 이하 응답자의 38.7%, 30년 초과 응답자의 31.7%를 차지했다.
따라서 시범기관 철회 의사를 밝힌 경우도, 절반 수준을 훌쩍 넘겼다. 한의원-시범기관 소속 개설자 1950명 가운데 1101명(56.5%)이 '철회하고 싶다'고 설문에 응답한 것이다.
한의원 개설자 기준으로 '시범사업 공모 시 신청할 예정인가'라는 항목을 놓고도 긍정적 응답자가 67명(13.4%), 개선여부에 따라 신청을 고려하겠다는 응답자 150명(30.1%), 신청하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282명(56.5%)으로 부정적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급여 수가부터 약재비, 탕전실, 처방조제내역까지 부정적 평가 '태반(太半)'
세부적으로는 급여수가나 약재비 상한금액, 탕전실 관리기준, 청구프로그램 입력 절차나 처방조제내역 중 원산지 공개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 의견들을 내놓았다.
첩약 시범사업 급여수가의 경우, 관행수가 대비 너무 낮기 때문에 공급자 수용성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것. 실제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 2505명(84.1%), '관행수가 대비 낮지만 실손 적용, 대상질환 환자 수요 확대로 괜찮다'는 응답이 399명(13.4%), '적절하다'는 응답이 76명(2.5%)으로 나타났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수가로는 '첩약심층변증방제기술료'가 82.5%나 차지했고, (자체)조제탕전료 13.2%, (공동이용)조제탕전료 4.3%로 집계됐다.
또한 약재비 상한금액이 가장 낮다고 생각하는 대상질환으로는 뇌혈관질환후유증이 51.3%를 차지했으며 월경통 38.3%, 안면신경마비 10.4%로 각각 보고됐다.
자체/공동 탕전실 관리 기준에 대해 '적절하다'는 응답자가 115명(4.3%), '수용해야 한다'는 응답자 818명(30.5%), '맞추기 불가하다'는 응답자가 1751명(65.2%)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위기였다.
청구프로그램 처방 입력 절차에 대한 평가도 만족도가 낮았다. '괜찮다'는 응답자 123명(5.8%), '곤란하지만 괜찮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 763명(35.9%)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이 '어렵고 복잡하여 처방을 포기 1242명(58.4%)'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외에도 처방조제내역 안내 가운데 원산지 공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239명(11.2%), '아직 문제 없다'는 응답자가 377명(17.7%)에 그쳤지만, '꺼려져서 처방이 곤란하다'는 응답자가 1512명(71.1%)으로 부정적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한편 한의협 최혁용 회장은 앞서 회원투표를 공지하며 "기권해달라"는 호소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대회원 담화문을 통해 "투표 과정에서 재협상이라는 단서를 달아놨지만 외부에서는 반대라는 결과가 나오면 폐기처럼 비춰질까 두렵다. 찬성으로 의결돼도 현재 협상안에 만족한다는 뜻이 돼 앞으로 추가적인 개선 협상에 장애가 될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신년 한의협 전회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찬반 투표 결과, '(첩약급여 시범사업을)재협상 해야한다'는 응답이 86%를 넘기면서 내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의원회의 요구로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회원 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찬성(그대로 시행한다)' 1788표(13.01%), '반대(재협상 해야한다)' 1만1953표(86.99%)로 각각 집계됐다.
사실 첩약급여화는 의료계와 제약계 거센 반대에 부딪치면서 작년 11월 20일부터 어렵게 시범사업에 돌입했고, 이후로도 우려의 시선이 뜨겁다. 이런 가운데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한의계 내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확인됨에 따라 진통이 예상된다.
해당 온라인 설문은, 지난 1개월간 진행된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을 놓고 회원들의 불편사항을 점검하고 개선사항을 발굴하겠다는 것이 주요 취지였다. 따라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9023개 한의원 가운데 1950개(21.6%), 총 2만5518명의 회원들 중 2979명(11.7%)이 설문에 참여했다.
2020년 12월 21일부터 23일 18시까지 진행한 이번 조사결과에서도, 한의계 시범사업은 시작부터 진통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참여 불만족 의견 88% 넘겨…'사업 중단돼야' 반응 절반 이상
현재 9000여곳의 한의원이 시범사업에 참여를 신청한 상황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한의협 집행부가 공언했던 내용과는 온도차가 너무 컸다는 반응 일색이다.
일단 이번 첩약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사유로는 '시범사업 수가, 약재비 등이 낮다'는 이유가 369명(66.4%)으로 가장 많았고 '신청을 시도하였으나 미신청 기관으로 됐다'거나, '미승인'됨(72명, 12.9%), '시범사업 절차가 복잡함'(57명, 10.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현재 진행 중인 첩약 시범사업 수행 만족도도 '불만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사업 수행 만족도에 대해 매우 불만족 의견은 1540명(72.4%), 다소 불만족 341명(16.0%)으로 불만족 비율이 88.4%를 차지한 것이다.
더불어 시범사업에 대한 전반적 평가를 놓고도 부정적 응답이 절반을 넘겼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응답자 49명(1.6%)과 '수정 보완되면 좋은 제도가 될 것'이라는 응답자 1181명(39.6%)을 제외하면 '중단되어야 한다'는 응답자가 1749명(58.7%)으로 집계된 것.
이러한 평가 결과는 한의사의 '연령대'와 '임상경력'에 따라서도 각각 차이를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향후 개선여부와 무관하게 '사업이 중단되어야 한다'는 비율이 20대 응답자의 33.3%, 30대 응답자 67.0%, 40대 응답자 67.0%, 50대 응답자 47.3%, 60대 이상 응답자 32.1%를 차지했다.
또 임상경력별로 개선여부와 무관하게 '사업은 중단되어야 한다'는 비율이 5년 이하 응답자의 55.8%, 5년 초과 10년 이하 응답자의 69.6%, 10년 초과 15년 이하 응답자의 71.9%, 15년 초과 20년 이하 응답자의 60.3%, 20년 초과 25년 이하 응답자의 52.6%, 25년 초과 30년 이하 응답자의 38.7%, 30년 초과 응답자의 31.7%를 차지했다.
따라서 시범기관 철회 의사를 밝힌 경우도, 절반 수준을 훌쩍 넘겼다. 한의원-시범기관 소속 개설자 1950명 가운데 1101명(56.5%)이 '철회하고 싶다'고 설문에 응답한 것이다.
한의원 개설자 기준으로 '시범사업 공모 시 신청할 예정인가'라는 항목을 놓고도 긍정적 응답자가 67명(13.4%), 개선여부에 따라 신청을 고려하겠다는 응답자 150명(30.1%), 신청하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282명(56.5%)으로 부정적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급여 수가부터 약재비, 탕전실, 처방조제내역까지 부정적 평가 '태반(太半)'
세부적으로는 급여수가나 약재비 상한금액, 탕전실 관리기준, 청구프로그램 입력 절차나 처방조제내역 중 원산지 공개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 의견들을 내놓았다.
첩약 시범사업 급여수가의 경우, 관행수가 대비 너무 낮기 때문에 공급자 수용성에 문제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것. 실제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응답이 2505명(84.1%), '관행수가 대비 낮지만 실손 적용, 대상질환 환자 수요 확대로 괜찮다'는 응답이 399명(13.4%), '적절하다'는 응답이 76명(2.5%)으로 나타났다.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수가로는 '첩약심층변증방제기술료'가 82.5%나 차지했고, (자체)조제탕전료 13.2%, (공동이용)조제탕전료 4.3%로 집계됐다.
또한 약재비 상한금액이 가장 낮다고 생각하는 대상질환으로는 뇌혈관질환후유증이 51.3%를 차지했으며 월경통 38.3%, 안면신경마비 10.4%로 각각 보고됐다.
자체/공동 탕전실 관리 기준에 대해 '적절하다'는 응답자가 115명(4.3%), '수용해야 한다'는 응답자 818명(30.5%), '맞추기 불가하다'는 응답자가 1751명(65.2%)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위기였다.
청구프로그램 처방 입력 절차에 대한 평가도 만족도가 낮았다. '괜찮다'는 응답자 123명(5.8%), '곤란하지만 괜찮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 763명(35.9%)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들이 '어렵고 복잡하여 처방을 포기 1242명(58.4%)'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외에도 처방조제내역 안내 가운데 원산지 공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는 239명(11.2%), '아직 문제 없다'는 응답자가 377명(17.7%)에 그쳤지만, '꺼려져서 처방이 곤란하다'는 응답자가 1512명(71.1%)으로 부정적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한편 한의협 최혁용 회장은 앞서 회원투표를 공지하며 "기권해달라"는 호소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대회원 담화문을 통해 "투표 과정에서 재협상이라는 단서를 달아놨지만 외부에서는 반대라는 결과가 나오면 폐기처럼 비춰질까 두렵다. 찬성으로 의결돼도 현재 협상안에 만족한다는 뜻이 돼 앞으로 추가적인 개선 협상에 장애가 될 수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