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 의료감정조사위원회(위원회)가 고 신해철 씨 사망 사건이 수술 중 의인성 손상에 의한 심낭 천공에 따른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위원회는 심낭·소장 천공은 수술 행위 중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므로 천공만으로는 의료 과실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다소 애매한 결과물을 내놨다.
30일 의협은 3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해철 씨 사망 관련 의료감정 결과에 대해 공개했다.
앞서 의협은 사망 사건을 규명하기 위해 강신몽 위원장(가톨릭의대 법의학 교수)을 중심으로 법의학(1명), 법조(1명), 외과학(3명, 비만의학 포함), 흉부외과학(1명), 영상의학(1명), 심장내과학(1명), 마취통증의학(1명) 등 충분한 임상경험과 전문성을 인정받는 총 9인의 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강신몽 위원장은 "이번 의료감정은 의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객관적이고 공정한 논의 과정을 거쳐 결과를 도출하는데 최선을 다했다"며 사망 사건에 대해 위주름 성형술의 시행 여부, 사망에 이른 경과와 이에 대한 판단을 내렸다.
위원회는 "위주름(위축소) 성형술의 시행 여부에 대해서는 위의 용적을 줄이는 수술이 시행됐다고 판단했다"며 "위주름 성형술은 환자(측)의 동의가 필요한 의료행위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망에 이른 경과에 대해 위원회는 "수술 중 의인성 손상에 의해 심낭 천공이 발생하고, 수술 중 또는 수술 후 소장 천공과 이에 따른 복막염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소장 천공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려우나 수술 3병일인 10월 20일 이전에 천공된 것으로 추정했다"고 말했다.
천공의 의료과실 여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위원회는 "심낭 천공과 소장 천공은 수술행위를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므로 천공이 일어났다는 자체만으로 의료과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10월 17일 수술 직후 사망자가 극심한 흉통을 호소한 점에서 흉부영상검사 등을 통해 적극적인 원인 규명이 필요했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하지만 최초의 흉부영상검사는 10월 19일에 이뤄졌으며 10월 19일 당시의 흉부영상검사에서 심낭기종의 소견이 있었음에도 심낭 천공에 대한 발견과 이에 대한 조치가 미흡했다"며 "복막염 진단을 위해 최소한의 진찰과 검사는 시행됐지만 입원을 유지해 지속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위원회는 "환자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은 것과도 일정 부분 관계가 있다"며 "사인은 수술에 이어 발생한 심장압전과 복막염, 종격동염 등으로 심장이 정지했으며,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나 뇌 손상을 막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