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개원가에서는 N95 마스크(식약처 기준 KF94)를 착용해 진료에 나서고 있지만 이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다수의 개원가는 일반 마스크라도 구입해 착용하는 '임시 방편'까지 꺼내들었다.
이런 이유로 개원가 사이에선 품절 현상이 빚어진 N95 마스크에 대한 구입 방법을 묻는 질의가 쇄도하는 분위기다.
N95 마스크란 방역용 마스크의 일종이지만 보통 마스크와는 차별화된 '호흡기'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호흡기는 차단의 수준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서는 N95 이상의 호흡기 착용이 권장된다.
즉 N95란 미세먼지나 감염원 등의 공기 중 미세 과립의 95% 이상을 걸러준다는 의미다.
메르스가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보건당국이 의료인 보호를 위해 N95 마스크 16만개를 28개 병의원에 보급 중이라고 발표했지만 해당 기관을 제외한 다수의 병의원은 물품을 지급받지 못한 상황.
여기에 국민들의 N95 마스크 사재기 양상까지 나타나자 일선 병의원도 N95 마스크 공수에 팔을 걷어 붙였다.
서울 약수동에 위치한 보아스이비인후과 오재국 원장은 "메르스가 확산 조짐을 보인다는 말을 들은 후부터 N95 마스크를 쓰고 환자를 보고 있다"며 "호흡이 어렵고 말을 전달하는 게 어렵기는 하지만 환자와 의료진 안전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쓰고 진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N95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개원의사회와 연동된 일부 의료기기 구입몰에 마스크가 남아있어 겨우 구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품절됐다"고 덧붙였다.
마스크 품귀 현상에 병의원 원장이 보건소에 호통을 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의 A 내과 원장은 "보건소에 마스크 공급을 해달라고 호통을 쳤다"며 "일선 의원에서는 구입할 수도 없는데 의료진에게 마스크 착용을 권고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실제로 3일 개최된 의협 상임이사회에서도 모 이사가 해당 지역 보건소에 마스크 공급을 촉구했지만 무위로 돌아갔다는 내용이 보고되기도 했다.
의협은 복지부에 공문을 보내 일선 병의원에 마스크 공급을 요청한다는 계획. 고양시의사회 역시 예비비로 책정된 시 예산을 병의원 마스크 구입 비용으로 구입해 줄 것을 해당 지역 보건소에 건의한 상태다.
경기도의 모 이비인후과 원장은 "개인적으로 N95 마스크를 구입하려고 해도 품절 사태라 구입이 여의치 않다"며 "일단 기침하는 환자가 오면 아무리 의사라고 해도 우려가 되는 게 사실이다"고 털어놨다.
그는 "모든 직원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는 게 원칙상 맞지만 원장 몫의 마스크 한 개도 구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며 "위생 장갑과 1회용 가운도 필요하지만 사정상 어렵기 때문에 임시방편으로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