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동료평가제, 소양교육 의무화, 면허 자격 정지 등의 복지부 면허개선안 대부분을 수용하자 시도의사회가 반발하고 나섰다.
의료계 단체뿐 아니라 서울시의사회, 전남의사회, 충남의사회, 안산시의사회까지 '밀실 협약'을 중단하라고 압박하고 나선 까닭에 의협으로선 '면허개선안 관철'이라는 숙제를 떠 앉게 됐다.
10일 시도의사회를 중심으로 의협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앞서 복지부는 면허신고시 진료행위 적절성 평가에 중요한 신체적, 정신적 질환여부와 마약중독 등을 기재토록 하고 허위 신고 시 면허취소를, 기타 항목은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의료인 간 상호 평가와 견제를 위한 동료평가제도(peer-review)가 시범 도입하고, 국민보건상 위해를 끼칠 중대한 우려가 있는 경우 재판결과가 나오기 전이라도 면허자격을 정지할 수 있는 자격정지 명령제도 신설도 추진한다.
이에 의협은 ▲면허신고 요건 강화 ▲동료평가제 ▲비윤리적 진료행위 신고센터 설치 ▲비윤리적 행위에 대한 면허 자격정지 ▲일회용품 재사용 사용으로 보건위생상 중대한 위해를 입힌 경우 면허 취소 방안 등 다수의 항목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의협이 자율징계권 확보를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시도의사회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서울시의사회는 성명서를 통해 동료평가제를 겨냥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러한 제도는 의료계의 자율적인 검토와 도입으로 추진돼야 하는 사업으로, 정부의 주도 아래 추진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추후 법 개정으로 이를 강제화하는 것은 의사 간의 상호 감시를 요구하는 것으로서 더욱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정부의 역할은 의사들에게 자율권을 허용하는 것이지 말로만 자율 징계권을 운운할 것이 아니다"며 "징계권 전체를 타 전문 직종과 마찬가지로 대한의사협회에 완전히 이관하던지 정부가 타율적으로 면허갱신을 추진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덧붙였다.
전라남도의사회도 성명서를 내고 "면허제도 개선 협의체 합의사항을 절대 인정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전남의사회는 "동료평가제의 당연평가 대상중 무엇이 비윤리적이란 말인지 모르겠다"며 "민원 제기, 면허신고 내용, 면허취소된 과거력을 보고 윤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냐"고 비판했다.
전남의사회는 "의협이 동료의사들의 인권을 제한할수 있는 면허제도개선협의체의 합의사항을 만들어냈다"며 "협회는 회원들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있음을 자각하길 바란다"고 우려했다.
의사회는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정서에 반하는 면허제도개선안을 계속 추진한다면 회원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고 경고했다.
충남의사회도 참담하다는 단어로 심정을 밝혔다.
충남의사회는 "의협이 자율징계권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렇게 나서는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추무진 집행부가 얻고자 하는 것이 회원들의 회비납부를 강권하기 위한 회원단속권이 아닌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충남의사회는 "의협은 앞서 의료일원화협의체를 통해서 회원들의 뜻을 무시한채 밀실협의를 진행하다가 좌절된 바 있다"며 "그런데 이번에도 면허관리 강화를 위해 의료인면허제도 개선협의체라는 복지부와의 밀실협의체를 만들어 진행해 왔다"고 주장했다.
충남의사회는 "의료인 면허제도 개선협의체의 실체와 진행상황을 회원들에게 투명하게 밝혀라"며 "의협의 찬성의견을 즉각 취소하고 공청회를 열어서 민의에 따라 의견을 발표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