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전 대회 유치 확정 이후 고혈압 올림픽 개최의 대장정을 시작한 세계고혈압학회도 김영란법 3-5-10 공식을 깨지는 못했다.
세계고혈압학회 김철호 대회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영란법 시행일이 학술대회 마지막 행사 일정과 겹친다"라면서 "법 시행을 고려해 해당 학술대회 일정에는 런천 심포지엄에서 3만원 미만의 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영란법에서 정한 식사는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 10만원 공식에 따른 것이다.
세계고혈압학회는 88개국 350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이지만 국내에서 시행하는 한 김영란법에서 자유롭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번 학술대회에 사전등록한 3500명 중 국내 참석자는 1500명으로 이중에는 김영란법 대상이 되는 국립대 및 사립대 의과대학 교수가 상당수 포함돼 있다.
김철호 대회장에 따르면 세계고혈압학회 일정은 지난 24일부터 29일까지. 즉, 김영란법이 시행되는 28일, 29일 이틀이 겹친다.
마지막날인 29일은 오전 세션을 끝으로 행사가 마무리되기 때문에 신경쓸 일이 없다. 문제는 법 시행 당일인 28일.
이날 바이엘, 사노피, 오므론 헬스케어, 한미약품, 일동제약 등 5개 제약사가 후원하는 오찬 심포지엄이 예정돼 있다.
김철호 대회장은 이날 제공되는 점심 식사 비용을 3만원으로 맞춘 것이다.
다만, 런천 심포지엄 이외 국제 학술행사를 진행하는데 김영란법이 큰 장애물이 되지는 않았다.
세계고혈압학회에는 국내외 50개 업체 및 기관에서 201개 부스를 전시할 예정이며 성대한 오프닝 행사 및 환영 리셉션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다.
한편, 학술행사를 준비하는 또 다른 학회 이사장은 "학술대회 참석하는 대상 상당수가 대학병원 교수인 만큼 김영란법 시행으로 학회 운영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정부차원에서 학술행사를 지원하지는 못할 망정 이를 규제하고 있으니 답답하다"면서 "예외조항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