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사업 영역 다각화에 이어 외부 투자(타법인 출자) 영역도 확대하고 있다.
과거 외부 투자가 공동 출자나 단순 투자, 경영권 확보 차원이었다면 최근엔 신약 개발이나 의료기기연구개발업,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 원재료 확보 등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24일 금융감독원 공시를 토대로 2016년 4분기 국내제약사 사업보고서(코스피-상위 30개사)를 분석한 결과 최근 2년간 외부 투자의 흐름이 사업 관련 분야로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국내 제약사 매출 1위 유한양행은 지난해 파멥신, 이뮨온시아, 미국 나스닥 상장사 소렌토 테라퓨틱스, 네오이뮨텍, 오스코텍의 미국 보스톤 소재 자회사 제노스코에 집중 투자하며 사업 방향을 구체화했다.
유한양행이 지분 51%, 미 소렌토사가 지분 49%로 세운 이뮨온시아는 면역항암제 개발 벤처회사. 유한양행이 투자한 미 소렌토 테라튜틱스 역시 미국의 면역항암제 개발 전문회사다.
파멥신은 항암 항체치료제 개발 전문업체로 네오이뮨텍이나 제노스코 투자 모두 면역항암제, 폐암표적치료제 등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다.
유한양행은 소렌토에 120억원, 이뮨온시아에 118억원, 파멥신에 30억원, 네오이뮨텍에 35억원, 제노스코에 50억원을 투자했다.
2015년 미국의 바이오벤처 알레그로에 217억원을 투자한 한미약품은 2016년 30억 6400만원을 미국 스펙트럼사에 투자했다. 스펙트럼사는 한미약품이 개발한 항암 신약 포지오티닙의 임상을 맡고 있다.
한미약품 역시 투자를 통해 신약 개발의 의지를 확고히 한 케이스.
보령제약은 지난해 7월 가톨릭대 기술지주 제1호 자회사 바이젠셀 지분 6만주(15억원)을 취득, T세포 면역세포 치료제 개발에 팔을 걷었다.
대원제약은 경영 참여 등의 목적으로 대원바이오텍의 지분 8만주를 매입했다.
대원바이오텍은 2015년 12월 의약품 전문 제조업체 대원제약에서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진출 및 육성을 위해 새롭게 출범시킨 생명공학 전문기업이다.
이어 에스티팜이 연구 개발 목적으로 비상장 미국법인인 'STP 아메리카 리서치' 설립에 13억 8700만원을, 인플루엔자나 C형 간염, 노로바이러스 등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는 '코크리스탈 파마'에 11억 2800만원을 투자했다.
환인제약은 2015년 6월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에 특화된 신약개발 전문회사 비보존에 14억 4300만원을, 부광약품은 2015년 7월 미국 희귀의약품 개발 전문회사인 에이서 테라퓨틱스에 22억 9700만원을 투자를, 경동제약은 2016년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8000만원을 지분 투자했다.
의료기기 특화에 팔을 걷은 제약사도 있다.
동아에스티는 외과분야에 특화된 수술 장비와 의료용 절삭기구류 등을 개발 및 판매하는 기술벤처기업인 사이언스메딕에 2억 2300만원을, 한독은 저항성 고혈압 치료용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의료기기 R&D 자회사 한독칼로스메디칼에 10억 1700만원을 투자했다.
한독은 엔비포스텍에 84억원을 투자,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체외진단 의료기기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모 제약사 관계자는 "제약사의 규모가 아무리 크더라도 수 많은 특화 영역 기술 연구에서 우위를 가질 수는 없다"며 "따라서 장점과 기술을 가진 벤처에 투자해 시너지를 내려고 하는 게 최근의 추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