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400억원에 달하는 대어 B형간염약 비리어드 시장에 제네릭이 진입한다. 오리지널리티를 앞세운 다국적사의 품목과 제네릭의 경쟁 구도가 예상되는 상황. 각 제약사별 마케팅 전략과 약가, 의사들의 약물 스위칭 가능성 등을 짚었다. -편집자 주
<하>개량신약-베시보정-베믈리디의 미묘한 함수
이달 B형 간염약 비리어드의 염 변경 개량신약 시장에 진입하면서 개량신약과, 국산 신약 베시보정, 길리어드의 베믈리디가 미묘한 삼각 관계를 형성할 전망이다.
우선판매품목허가권을 얻은 개량신약들의 가격 경쟁에 맞물려 국산 B형 간염 신약 베시보정의 가격 산정 문제, 특허 만료 이후 오리지널과의 동등성을 내세운 제네릭 품목 장착 등 다양한 변수들이 교차하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동아에스티의 비리얼 정(테노포비르 디소프로실 오로테이트산염)을 시작으로 물질특허를 회피하기 위한 다양한 염 변경 개량신약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길리어드의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는 한해 14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형 블록버스터 약물로 성분은 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푸마르산염이다.
급여 목록에 이름을 올린 ▲한화제약 바이리프정 ▲보령제약 테노원정 ▲삼진제약 테노리드정 ▲삼천당제약 에스비르정 ▲동국제약 테노포린정 ▲대웅제약 비리헤파정 중 보령제약과 삼천당제약, 동국제약은 4365원을, 이어 삼진제약이 3982원, 한화제약이 3866원을 상한액으로 받았다.
동아에스티는 4365원의 최고가 상한금액 타사 품목의 55.5%에 불과한 2424원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통상 특허 만료에 따른 제네릭의 가격 편차가 25%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동아에스티의 최저가 2424원으로 치열한 가격 경쟁을 통한 시장 점유율 확보라는 승부수로 해석된다.
제약사 관계자는 "B형 간염약, 항암제는 특히나 처방약 스위칭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며 "바라크루드 역시 특허가 만료됐지만 처방량은 유지된다는 점을 보면 오리지널과 싸우기 위해선 가격과 같은 차별점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비리어드의 약가는 4850원. 비리얼 정의 경우 비리어드 약가의 절반 가격이다. 싼 약값으로 처방을 유도해 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뜻.
게다가 우판권이 11월부터 시작되는 한국휴텍스, 한독, 국제약품, 제일약품, 마더스제약, 휴온스발 제2차 약가 대전도 전망된다. 한달 늦은 후발주자인 만큼 10월 급여 상한가 평균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개량신약간 가격 경쟁에 불꽃이 튀면서 보험급여 협상을 진행 중인 일동제약의 신약 베시보정도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
일동제약이 자체 개발한 첫 신약, 만성B형간염치료제 베시보정(성분명 베시포비르디피복실말레산염)은 비리어드 대비 우수한 내약성 및 안전성을 확인한 바 있다.
문제는 비리어드의 신기능 장애, 골밀도 감소 등 안전성 문제를 개선한 베믈리디가 출시된다면 베시보정의 안전성 장점이 희석되는 한편, 한번에 3알을 함께 복용해야 하는 복약순응도가 단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것.
베시보정은 1회 복용시 두 알(330mg x 2)의 L-카르니틴을 함께 복용해야 한다. 시장 안착을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점, 반값 비리어드 개량신약이 나왔다는 점이 '후발주자' 베시보정으로선 풀어야 할 숙제로 남는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현재 약가 협상에 들어갔고, 어느 정도 폭이 정해진 것으로 안다'며 "시장 상황, 경쟁 약물의 출시 상황, 개발 비용 고려해서 가격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베시보정은 오리지널 비리어드와 개량신약의 중간값인 3000원대에서 가격 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DPP4 계열에서도 계속 신약이 나오는 것처럼 여러 개량신약과 오리지널 사이에서 베시보정의 안전성, 내약성으로 포지셔닝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효용성에 초점을 맞춰 시장을 개척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식전, 식후와 상관없이 한번에 세 알을 복용한는 것이라 복약에 큰 불편은 없다고 본다"며 "오히려 L-카르니틴이 지방간염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 등을 알려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베믈리디의 급여 등재가 지연되면서 당초 비리어드 시장을 베믈리디로 전환하겠다는 길리어드의 전략도 차질을 빚게됐다.
베시보정의 안전성, 개량신약의 낮은 약가 공세를 막아내기 위한 약가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조건부 비급여의 사유 역시 제약사의 신청가격이 고가였다는 점이 주된 사유다.
한편 개량신약을 내놓은 국내 제약사들은 염변경 개량신약에 이어 제네릭을 추가 장착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대웅제약은 염 변경이 없이 비리어드 성분(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푸마르산염)과 같은 제네릭에 대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승인받고 개발에 돌입했다.
최근 타리온의 개량신약 보유사의 제네릭 추가 장착에서 보듯 이런 전략은 제네릭 후발주자의 진입 방어 수단이다.
비리어드의 염 특허 만료 후 염 변경 개량신약이 아닌 오리지널과 같은 성분이라는 점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