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가 막이 오른 가운데 이번 선거의 공통 키워드는 투쟁으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7명의 후보 모두 투쟁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이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협상을 병행하자는 온건파와 강력한 투쟁을 전제로 하자는 개혁파로 양분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18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제40대 의협 회장 선거의 레이스가 막을 올렸다.
후보 등록 첫 날인 18일 이미 기동훈 후보와 김숙희 후보, 이용민 후보, 최대집 후보 등이 등록을 마치고 의협 회장 후보로 일찌감치 이름을 올렸다.
이외 임수흠 후보와 조인성 후보, 추무진 후보 등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19일 등록을 진행한 뒤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처럼 무려 7명의 후보가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공통된 키워드는 역시 투쟁으로 압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케어와 한의사 현대 의료기기 등 현안이 산적한데다 비상대책위원회 등이 구축된 상황이라는 점에서 투쟁론 없이는 지지 기반 확보가 쉽지 않은 이유다.
실제로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듯 출마 회견을 마치거나 진행 중인 후보들은 모두 '투쟁'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투쟁의 선봉으로 자신이 가장 적합하다는 명분을 갖추는데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대의원총회 등을 통해 비대위가 구성되는 등 투쟁과 변혁을 열망하는 회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각자의 경력을 강조하며 개혁의 기수로 포장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공통의 키워드로 투쟁을 가져가면서도 지지 기반과 경력에 따라 방향성은 다소 달리하고 있다. 차별성을 갖기 위한 방편이다.
이로 인해 이번 선거는 안정성을 중심으로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는 온건파와 강력한 투쟁을 전제로 하는 개혁파의 프레임으로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후보들이 아직 선거캠프를 비롯해 공약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출마 회견 등을 통해 녹아있다.
김숙희 후보, 임수흠 후보와 추무진 후보, 조인성 후보 등은 다양한 회무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안정성에 방점을 찍고 협상과 투쟁을 병행하는 온건파로 분류가 가능하다.
의협회장을 비롯해 의협 대의원회 의장, 의협 부회장, 서울시의사회장, 경기도의사회장 등을 지내며 회무를 경험한 만큼 협상과 투쟁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연륜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
임 후보는 "수많은 회무 경험을 통해 문 케어를 어떻게 막을지에 대해 늘 고민해 왔고 해법도 가지고 있다"며 "대정부 협상도 해본 사람이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는 만큼 투쟁다운 투쟁과 협상 다운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추 후보도 "5년간의 회장 경험으로 어떻게 해야 투쟁이 성공하고 의료계에 더 많은 것을 가져올 수 있을지가 이미 머리 속에 들어있다"며 "명분없는 투쟁보다는 실리 있는 투쟁을 이끌어 갈 수 있다"고 전했다.
아직 출마 회견을 진행하지 않은 김숙희 후보와 조인성 후보도 같은 프레임을 가져갈 확률이 높다. 본인들의 강점이 회무 경험에 있는 만큼 이에 무게감을 두는 것이 유리한 이유다.
막연한 투쟁보다는 회무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협상력을 기반으로 실질적인 이득을 가져올 수 있다는 실리적 프레임으로 유권자들을 두르리고 있는 셈이다.
이에 반해 기동훈 후보, 이용민 후보, 최대집 후보 등은 강력한 투쟁을 통해 현재의 답답한 협상 구도를 바꿔놓겠다는 개혁파로 분류된다.
매번 정부에 끌려가는 허울뿐인 협상을 거부하고 강력한 투쟁으로 의료계의 요구를 관철시키겠다는 투쟁론의 프레임을 갖췄다.
이용민 후보는 "의료제도와 관련한 실무와 정책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만으로는 지금처럼 심각하게 왜곡된 의료현실을 헤쳐나갈 수 없다"며 "의약분업 의쟁투 상근 운영위원으로 시작해 의협의 각종 투쟁관련 비대위에서 항상 투쟁의 선봉에 서온 만큼 강력한 선제 투쟁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최대집 후보도 "사회적 투쟁 전문가로서 오직 투쟁으로서만이 의료계가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확고한 목표를 지니고 목표 달성을 위해 가용한 사회적 전투 수단을 갖춰 최종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선거의 관건은 이렇게 양분된 프레임속에서 얼마나 후보별 차별화를 이루며 부동표를 건지느냐의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7명의 후보 모두 자신의 색깔과 경력을 바탕으로 일정 부분 지지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비슷한 경향의 후보에 대한 지지 표를 얼마나 가져오느냐가 당선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의협 임원을 지낸 A원장은 "7명이라는 다자구도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결국 얼마나 탄탄하게 지지기반을 지킨 채로 같은 경향의 후보의 표를 가져오는지가 관건이 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