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의협회장 기대와 달리 투쟁을 추진하는데 있어 미숙함이 거듭 확인됨에 따라 회원들 내부의 위기감이 높다. 사실 일선 회원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임시총회 얘기가 나왔었다."
지난 21일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임시총회 발의안을 제출한 대한의사협회 정인석 대의원(전 전의총 공동대표)은 22일 오전 메디칼타임즈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제안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먼저 최근 최대집 집행부의 행보에 대한 민초 회원들의 불안감에 대해 얘기를 꺼냈다.
"최대집 회장은 비대위원장으로 투쟁의 선봉에 섰을 때 그가 회원들에게 보여준 강력한 의지를 기반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에 기댄 회원들의 지지를 받은 것인데 막상 의협회장이 된 이후로는 이렇다 할 투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회원들의 평가다."
최 회장이 기대 이하로 투쟁의 방법을 모르고 있으며 대정부 협상에서도 미숙함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지난 4월,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이전에 총파업을 선언했지만 계속해서 일정이 미뤄지고 있으며 이후로 상급병실료, CT·MRI급여화 논의까지 계속해서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게다가 최근 들어 최 회장의 발언에 대해 회원들은 거듭 의구심을 제기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특히 최근 최대집 회장이 회원과의 만남을 위해 전국 투어에 돌입, 그 시작인 제주도에서 "투쟁에 회원의 50%만 참여해도 승산있다" "투쟁을 장기적으로 20년 해야 성공할 수 있다" "투쟁 자금이 100억원 필요하다" 등의 발언에 대해 문제삼았다.
의협은 개원의사만의 단체가 아닌데 투쟁에 어떻게 빅5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얘기해야 하는데 50%만 참여해도 된다는 식의 발언은 부적절하다는 얘기다.
또한 투쟁 장기화를 거론한 것은 과거의 비대위원장 시절의 열정을 느낄 수 없게 됐으며 투쟁을 하는데 있어 '돈' 얘기를 먼저 꺼내든 것에 대해서도 아쉽다고 했다.
"최대집 회장이 집행부에서 비대위의 역할까지 겸해 잘 이끌어 나가겠다고 해서 비대위를 해체한 것인데 회원들 내부에서 취임 이후 행보를 지켜볼 때 지금까지 집행부에서 무엇을 했는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위기감이 높다. 결국 이런 이유로 비상대책위원회를 다시 만들자고 주장하기에 이른 것이다."
또한 그는 최대집 회장이 최근 제2의 의쟁투(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을 선언한 것에 대해서도 회원들은 '옥상옥'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했다.
"현재 의협 집행부를 기반으로 한 제2의 의쟁투를 세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최대집 회장도 그랬듯이 비상대책위원회를 두고 투쟁과 관련한 것은 비대위에 전권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다만, 정 대의원은 비대위를 세우자는 것이 현 의협 집행부를 배제하자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의협 집행부는 투쟁 이외 회무를 챙기고 의료계 관련 투쟁은 비상대책위원회가 적극 나서 추진하면 지금보다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투쟁을 위한 한시적인 조직으로 의협 집행부와 양립해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만약 대의원 1/4의 동의를 이끌어 내지 못해 임총을 열지 못한다고 해도 이번 행보가 무의미하지 않다고 본다. 이를 계기로 의협 집행부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한편, 정 대의원은 21일 오후 동의서를 우편으로 발송했으며 정대의원 241명 중 61명(1/4)의 동의를 받으면 임총을 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