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반대여론에도 심초음파검사 보조인력 인증제 추진 계획을 밀어부치던 대한심장학회가 대한의학회의 강력한 권고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22일 대한심장학회 산하 심장초음파학회 임세중 이사장(강남세브란스)은 "대한의학회가 이렇게까지 반대할지는 몰랐다"며 "지금은 어떤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 학회 내부적으로 논의가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임 이사장 이외 복수의 심장학회 관계자도 즉각적인 답변은 피했지만 사실상 인증제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날 대한의학회는 심장학회에 공문을 통해 최근 추진 중인 심초음파검사 보조인력 인증제는 의사 윤리에 반하는 행보로 이를 재검토해줄 것을 권고했다.
현재 대한의학회 회원으로 등록한 학회는 약 180여개. 이들 학회가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의학회 차원에서 권고문을 통해 우려를 제기한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의학회는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학회 이형래 홍보이사(강동경희대병원장)는 "이번 사안은 의료계 내부에 파장이 워낙 크다고 판단해 긴급이사회가 열린 것"이라며 "최근 몇년새 이와 유사한 사례는 없던 일로 이례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단 권고문을 전달했고 추후 단계적으로 심장학회를 계도하는 방향을 잡고 있다"며 "심장학회가 잘 판단하겠지만 사업 추진 여부에 따라 후속단계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즉, 심장학회가 심초음파 검사 보조인력 인증제를 중단할 때까지 의학회가 할 수 있는 제재조치를 해나가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의학회 정관 제5조 제2항에서 '대한의학회 회원 학회는 의학회의 결정사항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는 조항에 따라 의학회의 권고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조치에 심장학회는 심초음파검사 보조인력 인증제로 인해 한순간에 비윤리적 집단으로 내몰리게 된 것에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대한의학회가 심초음파검사 인증제를 두고 "의료 윤리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함과 동시에 "전공의 교육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심히 우려한다"며 의대교수로서 부적절한 행보라고 규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심장학회 한 관계자는 "의학회 권고문을 접하고 놀랐다"며 "질 관리된 인력이 심초음파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는데 의료윤리에 반하는 패륜 집단이 됐다"고 씁쓸함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