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간호사 자살 사건이 결국 태움에 의한 극단적 선택으로 초점이 맞춰지면서 전국 대학병원에 충격파를 예고하고 있다.
과거 사례에 비해 유례없는 큰 파장이 일면서 여론도 극단적으로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국회와 정부가 움직일 가능성도 대두되는 모습이다.
경찰은 지난 주말 서울의료원 간호사 자살 사건과 관련한 수사에 착수해 사망 원인과 배경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타살 의혹이 없고 유서가 발견된 점을 미뤄 자살로 사실상 결론을 지은 가운데 실제로 태움 등의 집단 괴롭힘이 있었지가 조사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찰은 유가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필요하다면 병원 관계자들을 불러 자살 배경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별개로 서울의료원과 서울시도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태움 등 집단 괴롭힘 여부에 대한 자체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감사위원회를 통해 위원 4명을 서울의료원에 급파한 상태며 병원 차원에서도 부원장을 위원장으로 자체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서울의료원은 태움 등의 의혹이 이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있지만 유가족들을 비롯해 노동조합 등은 그의 유서와 문자,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통해 이미 태움을 수면 위로 올려놓고 있다.
'물 깨스', '화장실 깨스' 등의 핍박과 선배 간호사들의 반복적인 인격 모독의 증거들이 있는 만큼 태움을 자살 배경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
이에 맞춰 여론도 태움 문화에 대한 비판과 지적으로 완전히 돌아섰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결국 태움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서울의료원은 물론 전국 대학병원들은 촉각을 기울인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혹여 충격파에 휩쓸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의해서다.
A대학병원 보직자는 "사건 직후부터 간호본부를 중심으로 보직 회의를 열어 이번 사건을 공유했다"며 "혹여 유사 사례나 문제가 있는지 내부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사전 조치"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고 임세원 교수 사건을 덮어버릴 정도로 파장이 있었다는 점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후속 조치가 따라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공통된 생각"이라며 "예측할 순 없겠지만 긴장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이는 비단 A대병원만의 상황은 아니다. 상당수 병원들도 간호본부를 중심으로 이번 사건의 여파에 대해 촉각을 기울인 채 긴장하고 있다.
간호본부를 중심으로 긴밀하게 상황을 공유하는 한편, 네트워크를 활용해 주변 정보들을 확보하면서 병원 차원에서의 내부 단속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간호협회 등 간호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간협은 일단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낸 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간협 관계자는 "이미 서울시와 경찰 등이 조사에 나선 만큼 간협도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여러가지 경로로 사건에 대해 자체적인 정보를 확보하고 간호계 차원에서 해야 할 일을 점검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태움에 대해서는 간협 또한 근절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이를 위한 다양한 사업과 캠페인도 진행해 왔다"며 "간협 차원에서도 예의주시하며 필요한 부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