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간호사 자살 사건이 태움을 수면 위로 올려놓으면서 국민청원까지 제기되며 공론화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사건이 알려진 후부터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국민청원을 통해 태움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14일 청와대에 따르면 서울의료원 간호사 자살 사건 이후 간호사 태움 근절을 호소하는 국민청원이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간호사도 사람이다', '간호사를 좀 더 돌봐주세요' 등 간접적인 호소는 물론 '태움을 규제해 주세요' 등 직접적인 지적과 비판을 내놓으며 태움 근절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현직 간호사가 작성한 '간호사들을 좀 더 돌아봐주세요'라는 청원은 시작된지 불과 며칠만에 4331명이(14일 오후 5시 현재) 동의하며 확산 추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이 글의 청원인은 자신을 현직 간호사라고 밝힌 뒤 자신도 수없이 많은 태움으로 자살 시도를 한 적이 있으며 날마다 울며 밤을 지새우다 출근한 적도 많았다고 경험담을 털어놓는다.
또한 밥 한끼 못먹고 탈질할 정도로 일해 주저앉은 적도 많으며 트레이로 머리를 맞고 등짝을 두들겨 맞았으며 월급으로 선배들의 간식을 사왔다고 진술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불안장애로 인해 항불안장애를 복용하며 수면제 없이는 잠을 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자살한 간호사 기사를 보고 처참했다"며 "남의 얘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간호사도 직업이고 일자이이며 대한민국 국민이다"며 "언제까지 간호사들의 희생만을 강요하지 말고 사람이 먼저라고 외친 문재인 대통령이 간호사들을 더 돌봐달라"고 호소했다.
그외 유사한 내용으로 재차 제기된 국민청원들도 내용을 같이 하고 있다. 간호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때만 잠시 돌아보지 말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토로다.
'부디 간호사 처우 개선 부탁드립니다'를 올린 청원인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태움 문화에 대한 개선과 간호사 처우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인은 "의사가 죽으니 법이 만들어 지는데 왜 간호사가 죽으니 '불쌍하다'는 반응만 나오느냐"며 "우리나라 병원과 문화는 정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간호사 자살 기사가 뜬 그 순간에만 반짝하고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고 간호사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보다는 간호대 학생만 늘리는 단편적인 대응이 이러한 문제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언제까지 죽어가는 간호사 수만 셀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외에 내용들과 댓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도 대부분이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태움 문화의 그림자를 생생히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공론화가 얼마나 파장을 일으킬지가 관심사다.
A대병원 간호본부장은 "지난해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자살 사건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 방향이 흐르고 있는 듯 하다"며 "공론화의 방법이 많아졌고 언론도 그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에 비해서는 파장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