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달라고 하면 약주고 의료기기 달라고 하면 기기를 주는 일방적 의료지원은 의미가 없다."
현직 의과대학 교수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달라진 남북 간의 의료용어 간극 줄이기에 나섰다.
그 주인공은 바로 국내 부정맥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진 고려대 안암병원 김영훈 교수(순환기내과‧사진).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운영위원장으로 '남북의학용어사전' 편찬을 맡아 추진 중인 김영훈 교수를 만나 그 의의와 필요성을 들어봤다.
우선 김영훈 교수는 남북관계가 진일보하는 시점에서 보건의료 통합 논의도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며, 이를 위해서는 의료현장에서의 자연스러운 의사소통 문제 해결이 우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교수는 "현재 남북관계가 개선되며 보건의료 분야도 지원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대로 갔다가는 일방통행식 의료지원 가능성이 크다"며 "의료 교류를 하려면 북한 의료를 알아야 한다. 상징적으로 북한 현실을 존중하면서 더 쉽게 접근하려는 방법이 용어사전"이라고 편찬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김 교수를 중심으로 대한의사협회 의학용어실무위원회도 구성돼 남북의학용어사전 편찬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상황.
여기에 탈북 의료인과 고대 민족문화연구원까지 참여하며 현재 북한의 의료용어 자료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교수는 "현재 북한 의료용어에 대한 자료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며 "예전과 상황이 달라진 것이 탈북자 중에서도 의료진들이 많다. 이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남북 간의 의료용어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2020년 하반기에 사전 편찬을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며 "의사협회 차원에서 사전 편찬 경험이 있는 인사로 편찬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남북의료용어사전 편찬의 개선 사항으로 북한 의료진과의 교류 확대 기회를 점차 확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교수는 "북한 의료진들이 무조건 우리말을 쓴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영어도 쓴다"며 "우리나라에서는 다빈치 심장 수술이나 스텐트 시술이 일상화됐다. 하지만 북한은 이런 용어나 시술조차 할 수 환경인데 이를 알기 쉽게 전달하고 기수을 전수 해줄 수 있는 교류 확대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의 의학용어에는 분단의 시간만큼의 차이가 있다. 한 예로 우리나라는 엑스레이라고 하지만 북한에서는 아직 뢴트겐이라고 아직 부른다"며 "아직 서로 말은 통하지만 전문용어는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전 편찬은 일반적인 지원을 떠나 향후 교류협력과 연구를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작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