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리즘 통해 전향적 코호트 1초만에 완성 가능 "4차 산업혁명 시대 근거중심 정밀의학 기반 선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키워드로 꼽히는 임상 빅데이터를 클릭 한번에 도출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병원 내에 축적된 임상 데이터를 비롯해 다른 연구진이 진행하거나 완성한 연구 결과와 심지어 텍스트로 기록한 내용까지 한번에 비교 분석이 가능한 기술이 완성됐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장동경 정보전략실장(소화기내과)은 9일 "새롭게 개발한 임상 연구 데이터 시스템을 이용하면 1초 만에 병원에 쌓여진 모든 임상 데이터를 한번에 비교 분석할 수 있다"며 "데이터 활용에 새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임상 데이터의 통합 창고 기능을 하는 CDW(Clinical Data Warehouse)기술을 원천으로 한다.
최근 임상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형병원들을 중심으로 CDW를 구축해 연구 기반을 쌓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
실제로 서울대병원이 지난해 6월 개발을 마치고 활용을 검토중인 임상 연구 분석 시스템인 'SUPREME'도 이 CDW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병원에 디지털로 보관된 전자의무기록 즉 EMR을 검색해 사용자가 원하는 데이터를 추출하는 것이 골자다. 연구자가 과거 일일히 데이터를 받아 분석해야 했던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는 비단 서울대병원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세브란스병원도 지난해부터 'U-세브란스'라고 명명한 차세대 시스템 구축을 위해 신촌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아우르는 CDW를 구축하고 있다.
이처럼 각 병원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CDW구축을 선점한 것은 삼성서울병원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첨단 IT 계열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했다.
실제로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3월 이러한 CDW기술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시스템을 개발해 특허를 등록했다. 등록번호 제10-1953275호로 등록명은 '임상 연구 데이터 제공 방법 및 시스템'이다.
CDW가 기존에 연구자가 연구에 필요한 데이터의 변수들을 찾아 확인하고 이에 맞춰 가공하는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라면 삼성의 특허는 이를 한번에 비교 분석이 가능하도록 배려했다는데 있다.
가령 50세에서 60세 위암 환자들에 대한 임상 데이터를 분석하고자 CDW를 활용한다면 다른 병원들은 이와 관련된 모든 자료가 통합돼 추출되지만 삼성의 시스템은 연구자가 상정한 변수를 모두 반영해 데이터를 출력한다.
특히 의료진이나 연구진이 기록한 차트 등 텍스트 영역까지 데이터로 자동 변환해 추출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서울에 사는 50세에서 60세 위암 환자 중 흡연력이 없고 위암 절제술을 받았으며 특정 항암 요법을 시행하는 중 구토감이 있었던 환자의 데이터를 클릭 한번에 뽑아낼 수 있는 셈이다.
장동경 실장은 "삼성서울병원의 시스템은 이러한 상세 데이터와 텍스트 등 비정형 데이터 추출 뿐 아니라 관련 연구자들이 분석한 데이터들을 비교 분석할 수 있다는데 큰 장점이 있다"며 "원 데이터 뿐 아니라 연구자들이 가공한 데이터들도 모두 CDW 내로 흡수가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데이터는 단순히 논문의 기반 자료 뿐 아니라 전향적 코호트 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대단위 연구자가 투입돼야 하는 코호트 연구를 클릭 몇 번으로 한번에 관련 연구까지 비교 분석이 가능한 이유다.
장동경 실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첨단 의학의 기반은 곧 데이터 분석 능력"이라며 "임상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곧 경쟁력이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삼성서울병원의 CDW기술은 이러한 경쟁력을 배가시켜 전향적 코호트 연구 뿐 아니라 정밀 의료 등 맞춤 치료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