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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만 치중 곤란" 미용성형 개원의, 필러 제조사에 일침

박양명
발행날짜: 2019-05-20 06:00:51

이민지 원장, 레이저피부모발학회 춘계학술대회서 쓴소리
"외국 제조사처럼 국산 제조사들도 근거 만들어야"

"필러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 의사뿐만 아니라 필러 제조사들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판매에만 열을 올려서는 안된다."

연세이원성형외과 이민지 원장은 1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필러 선택 시 의사가 한 번 더 점검해야 할 포인트에 대한 강의를 하며 필러 제조사에 대해 이 같은 쓴소리를 더했다.

1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춘계학술대회 전경
이 원장은 "제일 잘나간다고 하는 필러 회사에서 관련 논문은 몇 개나 나왔을까. 메디톡스는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 논문을 얼마나 냈을까"라고 반문하며 "사실 엘러간, 멀츠에서는 논문이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라고 필러 제조사의 실명까지 거론했다.

그러면서 "의사들만 논문을 쓸 게 아니라 필러 회사들도 지원을 충분히 해야 한다"라며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만나면 관련 논문이 얼마나 있나 물어보고 연구도 해야 한다고 의사들이 직접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필러를 선택할 때 의사가 다시 한 번 더 확인해야 할 부분으로 ▲제조공법 ▲히알루론산(HA) 농도 ▲알갱이 크기(particl size) ▲주입 강도(injection force) ▲MOD(천연 HA 변형 정도) ▲물성학적 특징(Rheology) 등 6가지를 꼽았다. 제약사 영업사원이 제공하는 자료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천연 히알루론산이 얼마나 변형됐는지를 알 수 있는 MOD 값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HA 필러에 필수 성분으로 들어가는 가교제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필러에 12~15%의 가교제가 들어갔다고 하면 굉장히 많이 들어간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가교제가 많이 들어있으면 더 오래가고 리프팅도 좋아질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라며 "MOD 값이 낮은 게 좋은데 제약회사에서는 절대 먼저 이야기하지 않으니 의사가 먼저 물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Dermatologic Surgery에 실린 41개 필러 물성 연구 논문.
이 원장은 필러 물성 정도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필러 41개의 물성을 비교 분석해 논문을 썼고 지난 2월 피부과학(Dermatologic Surgery) 학술지에 실렸다

이 원장은 "제약회사 직원이 내미는 자료에는 전부 좋다는 내용일 것"이라며 "주입 강도와 합병증을 보고 필러를 직접 짜봐야 한다. 그리고 동료 의사에게 물어보고 테스트한 게 있는지, 객관적 테스트 자료가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샘플을 받으면 환자나 간호사한테 써보는 것보다 물성 확인 기기를 통해 물성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측정한 후 사용방법을 결정한다"며 "지프라임 등에 대해서는 영업사원에게 역으로 물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