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상혁 상근부회장이 단식투쟁 바통을 이어받은데 이어 민초 의사들이 병원문을 닫고 단식 현장을 직접 찾아 투쟁에 동참을 선언하고 있는 것. 동반 단식투쟁 형태로 진화했다.
서울시 노원구의사회 최창수 전 회장(미즈아이내과)은 10일 이른 아침 단식 투쟁이 이뤄지고 있는 이촌동 의협회관 앞마당을 찾았다.
최 전 회장은 "이미 최대집 회장이 단식투쟁을 시작한지 3~4일쯤 됐을 때 일반 회원이지만 단식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며 "최 회장이 쓰러졌다는 뉴스를 접하고 바로 단식투쟁에 짧게라도 동참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의협 회관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근 지역인 서울과 경기도만이라도 구의사회, 경기도산하 시의사회 집행부만이라도 동반단식에 참여하는 형태로 투쟁의 불씨를 이어가야 한다"라며 "단순히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것보다는 힘을 보탠다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 전 회장은 내일(11일) 자정까지 단식투쟁에 참여할 예정이다. 의원 진료 일정 상 목요일 휴진을 감안해도 적어도 하루는 의원 문을 닫고 행동에 나선 것이다.
그는 "환자들에게 미리 안내도 하지 않고 와서 직원들이 별도 안내를 하고 있다"라며 "구의사회를 이끌어 봤기에 일반 회원의 참여가 큰 힘이 되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식투쟁이 없었으면 일선 회원들은 현사태의 심각성을 잘 몰랐을 것"이라며 "아무리 집행부에서 문자를 보내고 이메일을 보내도 관심을 끌기에는 모자르다. 단식투쟁은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최창수 전 회장은 국민 설득을 위한 아젠다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잘못된 의료제도로 국민에게 피해가 가는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
그는 "국민입장에서는 생소한 단어지만 삭감이 큰 문제다. 의사가 소신진료를 전혀 할 수 없다"라며 "치료를 10을 해야 하는데 삭감의 잣대가 되는 급여기준 때문에 6만 하는 상황이 일선 현장에서는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간 수치가 60 이상이 돼야 전문의약품을 처방할 수 있다. 그 이전에는 일반약을 처방해야 한다. 알코올성 간염이나 만성지방간일 때도 간 수치와 상관 없이 전문약을 쓰면 효과가 훨씬 더 좋은데 급여인정을 해주지 않는 것이다. 경우의 수를 따져서 약을 써야 한다는 게 최 전 회장의 설명.
최 전 회장은 "빈혈도 마찬가지다. 어느 수치 이상이 돼야지만 보험이 된다"라며 "환자는 분명히 빈혈로 고통받고 있지만 효과 좋은 철분 주사도 비급여"라고 꼬집었다.
최창수 전 회장은 적어도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최대집 회장이 회복을 하고 정부와 대화에 들어갈 때까지는 단식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고 봤다.
그는 "적어도 최대집 회장이 회복해서 정부와 대화에 들어갈 때까지는 단식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라며 "정부와 또다시 얘기가 안되면 이번 단식투쟁은 의사회원을 단결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2기 단식투쟁 돌입 "민초의사 참여 원한다"
의협 집행부는 최창수 전 회장의 동반 단식에 큰 힘을 얻었다. 더불어 10일 열린 상임이사회에서 상임이사진과 일반 회원이 모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2기 투쟁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홍준 부회장(서울시의사회장)은 "민초 의사의 참여를 적극 원한다"라며 지난 8일 저녁에 최대집 회장을 찾은 회원을 소개했다.
박 부회장에 따르면 경기도 일산 고양시에서 개원 중인 장용순 회원은 자전거를 타고 최 회장을 찾았다. 단순히 의협이 하는 단식투쟁을 응원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박 부회장은 " 집행부부터 일반 회원까지 모두 단식투쟁에 동참하는 2기 투쟁을 본격 시작할 것"이라며 "투쟁 현장을 들러서 물이라도 한 잔 마시며 응원을 보내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