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 지속적인 요구에 질병관리본부 타당성 검토중 18개월 미만 감염시 치명적…WHO 등 임산부 접종 권고
소아 국가필수예방접종(NIP)으로 지정돼 있는 백일해 백신을 영유아 보호를 위해 임산부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이 논의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아 NIP가 빨라야 생후 18개월부터 가능해 그 미만의 영유아들이 백일해 감염에 노출되고 있다는 의학계의 지속적인 지적을 받아들여 질병관리본부가 타당성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10일 "임산부를 대상으로 하는 백일해 백신에 대해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폐렴구균 백신, 대상포진 백신 등과 함께 우선 순위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가예방접종사업에는 백일해와 파상풍 등을 막는 DTpap 백신이 포함돼 있지만 소아에 한정돼 접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신생아 관리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소아 접종의 경우 빨라야 18개월부터 가능하다는 점에서 출생 직후부터 18개월까지 백일해에 노출되면 감염에 취약한 신생아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소아감염학회 김윤경 홍보이사는 "불과 10년전만 해도 우리나라가 백일해 청정 국가였지만 백신 반감기에 접어든 성인들을 매개체로 하는 감염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소아 NIP가 시작되는 18개월 이전의 신생아, 영유아들이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 2008년 한해에 9건에 그쳤던 백일해 감염 건수는 2018년 800건을 넘어설 정도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성인들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신생아나 영유아의 경우 폐렴과 뇌손상 등을 동반해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임산부를까지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생아와 영유아의 백일해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임산부 접종 외에는 방법이 없는 이유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은화 교수는 "임산부 접종만으로 소아 접종까지 공백기인 18개월을 무사하게 넘길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보건기구들은 임산부 백진 접종을 필수적으로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를 비롯해 미국질병예방태스크포스, 미국산부인과학회, 유럽산부인과학회 등은 임신 중 백일해 백신 접종을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최 교수는 "특히 소아 접종의 효과가 떨어지는 20~30대 성인들이 매개체가 되고 있는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추가 접종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대한소아과의사회, 대한소아감염학회 등 국내 의학자들은 지속적으로 임산부를 대상으로 하는 국가예방접종 지정을 촉구해온 상황. 이러한 의학계의 지적에 질본도 이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고 나선 셈이다.
소아감염학회 김윤경 홍보이사는 "질본에서도 충분히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만큼 조만간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학회 차원에서도 필요성과 근거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