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국가암검진 사업도 비흡연 여성 환자는 미충족 의료수요 과제" 폐암학회, 폐암병기조사사업 자료 기반 여성 환자 735명 분석
국가 암검진 항목에 '폐암'을 넣는 것이 근거가 미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한폐암학회가 폐암 조기 검진으로 폐암 사망률를 낮추고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폐암학회는 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폐암 국가암검진 사업 포함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더불어 3년째 진행되고 있는 비흡연 여성폐암 캠페인을 통해 폐암 환자 중에서도 비흡연, 여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태영 이사장(서울대병원 흉부외과)은 "폐암이 국가 건강검진에도 들어갔다"며 "폐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게 전체 국민 건강 생존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폐암학회 연구위원회 엄중섭 위원도 "저선량 CT 촬영 후 이상소견이 발견된 환자 중 95%는 암이 아니다"라면서도 "4기에 폐암을 발견한 것보다 1기 때 발견하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현재로서는 저선량CT 촬영이 폐암 조기검진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계영 전 이사장(건국대병원 호흡기내과) 역시 저선량CT를 통한 조기검진의 유효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폐암이 사망률 1위의 질환임에도 그동안 국가 암검진 사업에 빠져 있던 이유는 효과가 입증된 적절한 조기 폐암검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최근 미국와 유럽의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저선량CT를 이용하면 폐암 사망률을 눈에띄게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라고 밝혔다.
저선량CT를 조기폐암 검진 도구로서 활용할 수 있는 학술적 근거가 확립됐다는 게 이 전 이사장의 설명이다.
이 전 이사장은 고위험군만 암검진 사업에 포함된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하며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에 대한 검진 필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비흡연 여성에게 발생한 폐암도 절반에 가까운 환자가 진단 당시 이미 전이가 발생한 4기 폐암이었다"라며 "아직 비흡연자 및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폐암 검진 임상연구 자료는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충족 의료수요 과제로 남아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인적 생각이라고 전제하고 "여성 환자는 50세 전후 갱년기에 첫번째 검진을 받고 5년마다 또는 위험인자가 있으면 3년에 한 번 정도 검진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한다"며 "나아가 CT를 이용한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혁신적 조기폐암 검진 방법을 연구 개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폐암 진단 여성 환자 10명 중 9명 비흡연"
폐암학회 연구위원회는 기자간담회에서 폐암병기조사사업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여성폐암 환자 특징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위원회는 2014년 시행된 폐암병기 조사사업 자료를 기반으로 전체 여성폐암 환자 중 무작위로 10%를 추출해 최종 735명의 여성 폐암 환자를 분석했다. 이 중 90%에 달하는 숫자인 643명이 비흡연자였다.
엄중섭 연구위원(부산대병원)은 "흡연을 한 여성 환자 보다 비흡연 여성 환자는 진단 당시 전신겅강상태가 좋고 폐기능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며 폐암 초기인 1기로 진단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이 완치목적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된 폐암에서도 비흡연 환자에게 표적치료제 등 적극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 비율이 많아 전체적으로 생존기간도 길었다"고 덧붙였다.
폐암학회 연구위원회는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자료를 활용해 남성 폐암과의 차이도 확인했다.
폐암 환자 13만6641명을 분석한 결과 10명 중 3명꼴인 34.5%(4만7207명)가 비흡연 폐암 환자였다. 연령이 증가할 수록, 수술과 방사선, 항암치료 등을 받지 않으면 남녀 모두 폐암 사망 위험도가 증가했다.
박철규 연구위원(화순전남대병원 호흡기내과)은 "여성 환자가 남성 보다 생존율이 더 좋았고 여성 폐암에서도 흡연력에 따라 사망 위험도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남녀 모두 지속적으로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비흡여 상태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