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평원, 의평조 회의에서 신규 평가 후보항목으로 언급 "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평가 들이대나" 의료계 불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새로운 적정성평가 항목으로 '비만수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장 내년에 도입하는 방안은 보류됐지만 제도 도입의 의지가 있는 한 수년 내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달 말 심평원은 제6회 의료평가조정위원회(이하 의평조)를 개최하고 신규 평가항목 제안 및 2020년 예비평가 추진 항목을 결정했다.
특히 이 날 의평조에서 심평원은 2019년 새로운 적정성평가 후보 항목으로 비만수술을 제안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비만수술의 경우 지난해 건강보험 급여가 결정돼 올해 1월부터 고도비만 수술에 한해 적용하고 있다. 비만수술이 급여화 되면서 일선 대형병원은 물론이거니와 중소병원들까지 '비만클리닉'을 개설하며 비만환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심평원은 의평조에서 적정성평가 신규항목으로 비만수술을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만수술 통합진료나 진료량, 부작용 발생률 등을 토대로 적정성평가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의평조에 모인 의료계 관계자들은 올해 1월부터 건강보험 대상으로 적용된 것을 바로 적정성평가 항목으로 정하고 이를 추진하는 것은 이르다고 판단, 보류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료단체 관계자는 "적정성평가를 진행할 만한 충분한 진료량이 확보된 후 이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며 "하지만 심평원이 적정성평가를 도입하겠다는 의지가 있으니 수년 내로 이를 추진하지 않겠나. 다만 도입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를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심평원은 내년도 진행할 예비평가안도 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비평가의 경우 본 사업인 적정성평가 시행에 앞서 시범사업 성격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내시경 검사와 영상검사를 신규 예비평가 항목으로 내년에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내시경 검사 등의 경우는 연구용역을 진행해 평가지표 등의 설계를 마친 상황이다.
다만, 슬관절치환술과 적정 재원일수를 둘러싼 예비평가는 재검토하는 한편, MRI의 경우는 차기 회의에서 재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평원 측은 "이번 의평조에서는 2019년 신규 평가항목 제안 결과와 2020년 예비평가 항목에 대해 보고하고자 했다"며 "MRI 평가항목은 차기 의평조 회의에서 재논의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